통계청 12월·연간 산업활동동향 발표…반도체 불황 탓에 3.9%↓
전 산업 생산, 서비스 호조 덕에 0.7%↑…소비 1.4%↓·투자 5.5%↓
소매판매 감소폭 1.4%로 2003년 후 최대 폭…건설수주도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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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소매 판매는 고금리·고물가 등 영향으로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며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고 설비투자는 4년 만에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개선되면서 12월 산업생산이 두 달째 증가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소매판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진은 계속되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작년 전(全)산업생산 지수(2020년=100)는 110.9로 전년보다 0.7% 증가했다.
산업생산지수는 지난 2021년 5.3% 증가한 이후로 3년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산업생산 증가는 서비스업이 견인했다. 작년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3.8% 감소했다.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3.9% 줄며 지난 1998년(-6.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지난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가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지난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전년(-0.3%)에 이어 2년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설비투자는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줄어 5.5% 감소했다. 지난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토목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7.7% 증가했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19.1% 감소했다.
작년 12월 실적을 보면 산업생산은 광공업·서비스업에서 모두 증가해 전달보다 0.3% 늘었다. 전달(0.8%)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다.
광공업 생산은 0.6% 증가했다. 반도체·자동차 생산 증가로 제조업 생산이 0.6% 늘어난 영향이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07.7%로 전달보다 8.6%포인트(p) 하락했다. 출하가 3.2% 증가하고 재고는 4.4% 줄어든 결과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영향으로 반짝 증가(0.9%)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월 새 휴대폰 출시에 따른 대기수요, 12월 한파로 인한 오락용품 판매 감소 등 영향으로 내구재·준내구재·비내구재가 모두 감소했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3.2%)가 줄었지만 기계류(8.9%)가 늘면서 5.5% 늘었다. 건설기성은 연말 사회간접자본(SOC) 집행으로 토목이 늘었지만 입주 공사가 크게 줄면서 전달보다 2.7% 감소했다.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4.9%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 감소 등 영향으로 전달보다 0.3p 하락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 하락세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 개선 효과 등으로 0.1p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은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라며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수출 개선 흐름, 반도체 등 주력산업 업황 반등, 물가 둔화 흐름 등을 우리 경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았다. 하방 요인으로는 주요국의 경기회복·통화정책 불확실성, 공급망 리스크, 가계부채·부동산 PF 리스크, 건설부진 등을 언급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회복 온기가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도록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관리, 내수 취약부문 보완과제 발굴 등 정책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xkj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