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유지도 불가능"…거래절벽에 부동산 줄폐업 행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1.31 15:16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 전격 인터뷰



"고금리,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거래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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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서울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한국공인중개사협회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현재 주택 시장은 거래절벽 상황으로 공인중개사 입장에선 초비상이다. 한 달에 1건도 성사시키지 못한 회원들의 휴·폐업이 계속 늘고 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 2일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이같이 호소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빙하기’다. 서울만 해도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량이 1790건으로 전달(2417건)에 비해 4분의1이나 줄었다. 2000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1161건)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공인중개업소들이 직격탄을 받고 있다고 이 회장은 토로했다. 그는 "고금리가 계속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거래가 없으니 현장 공인중개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4379곳, 휴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438곳이다. 모두 1만5817개 공인중개사무소가 문을 닫은 셈이다. 폐·휴업은 2019년(1만6749곳) 이래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실제 일선 회원들이 영업 부진으로 사무실 유지 조차 어렵다고 호소한다"면서 "많은 회원들이 비용 감축을 위해 선별 광고, 직원 감축, 사무실 공간 축소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고, 권리금을 받기 어려우니 폐업도 못한 채 휴업을 택하고 월세를 내며 버텨보자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부동산 한파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이 회장은 "부동산과 금리는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까지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은 한동안 좋지 못할 상황인 만큼 공인중개사들의 어려움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협회가 주거용 전문, 상업용 업무, 토지 및 공장 등 세분화해 회원들이 전문가적 소양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또 정부를 상대로 부동산 시장 매매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몇년새 부쩍 늘어난 전세사기 문제와 관련해 일부 공인중개사들의 일탈 행위인 만큼 윤리 교육 강화 등 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전세사기에 가담한 점은 국민들에게 대단히 송구한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전세사기에 가담한 공인중개사들은 일부에 불과한데 전체 중개업계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이어 "협회는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전세사기 상담 센터를 운영하거나 전세계약서를 작성할 때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협회장은 또 "자자체들이 중개시장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으로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있어 시장 정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의 세금체납 여부, 선순위 임대차 내역, 보증금과 월차임의 규모 등을 확인하고 조사할 수 없다"며 "시장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중개사들에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권한을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zoo1004@ekn.kr

이현주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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