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파주페이, 파주시 민생경제 구원투수…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2 14:12
김경일 파주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사지네공=파주시

파주 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 서민들이 지갑을 닫았다. 고금리-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가계 실질소득이 줄어 생필품도 소비를 미루거나 줄였다. 소비 부진 여파가 지역상권 위기로 이어지며, 지역경제 활력이 저하되는 악순환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불황 파고를 넘을 생존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일 묘수가 절실하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그래서 올해 시정 화두를 '민생'으로 잡았다. '오직민생프로젝트'를 1호 정책 사업으로 결재했다. 민생경제 5대 정책 아래 32개 추진계획과 98개 세부 사업이 담겼다. 이 중 파주형 지역화폐, '파주페이' 확대 발행이 눈에 띈다.


국비 삭감 여파에 상당수 지자체가 지역화폐 혜택을 줄이거나 심지어 중단까지 선언하는 마당인데, 파주시는 외려 전국 최고 수준의 이용자 혜택을 골자로 한 파주페이 발행 확대 방안을 내놓았다. 이런 파격 행보가 과연 골목상권 위기를 구원할지 아니면 자충수에 불과할는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포스터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포스터.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포스터

▲파주시 지역화폐 파주페이 포스터. 사진제공=파주시

◆ 월 최대 70만원 충전에 10% 인센티브 적용…2-5-9월 100만원 충전

파주시가 내놓은 2024년도 파주페이 발행계획은 가히 파격적이다. 충전금액 1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유지한다. 2월1일부터 1인당 월 충전한도를 현행 행안부 지침상 최대치인 70만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이에 더해 설과 추석 명절이 있는 2월과 9월, 가정의달인 5월은 100만원까지 한도를 늘려 1인당 올 한해 충전 가능한 최대 금액이 890만원에 이른다.


인센티브 지급방식은 기존 할인형에서 추가형으로 변경했다. 파주페이를 연 최고한도인 890만원을 충전할 경우 10% 인센티브로 89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면서 1인당 연간 실사용 액수는 979만원으로 훌쩍 늘어난다. 소비자 비용절감 효과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같은 값에 파이 전체를 키워 지역 상권에 더 많은 자금이 순환될 수 있도록 한, 파주시만의 독창적 전략이다.




파주시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지급

▲파주시 에너지 생활안정지원금 파주페이로 지급. 사진제공=파주시

◆ 2024년 파주페이 4620억 발행…420억 예산투입

파주시는 인센티브 지급을 위해 420억원 예산을 투입한다. 2024년 파주페이 발행 목표액은 4620억원이다. 2022년, 2023년 연간 발행액이 1500억원 전후인 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발행규모가 3배까지 팽창된다. 장기불황이 거론될 만큼 경제상황이 비상(非常)한 만큼, 가용재원을 집중 쏟아 부어 경기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파주시는 지역화폐의 경기 활성화 효과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크다. 420억원 재원이 마치 혈관을 타고 도는 혈액처럼 지역 경계를 넘어 새어나가지 않고 온전히 골목상권 구석구석으로 스며들어 소상공인에게 직접 수혈되는 효과로 이어지며 관내 경기순환 효과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지역화폐가 경기를 부양하는지 여부는 논란이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지역 상권 회복에 보여준 위력은 누구나 대체로 인정한다. 재난지원금-상생지원금 등 정책발행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성과를 맛본 지자체들이 이후로도 줄곧 지역화폐 제도 안착에 공들여온 점이 이를 방증한다.


2024년 1월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지역화폐를 운영 중인 지자체는 모두 197개다. 파주페이는 발군의 성과로 주목받았다. 작년 연말, 파주페이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3년 지역사랑상품권 성과평가에서 전국 3위를 차지해 장관상과 함께 재정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 1억원을 확보했다.


김경일 파주시장 이동시장실

▲김경일 파주시장 이동시장실.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2024년 오직 민생 프로젝트 포스터

▲파주시 2024년 오직 민생 프로젝트 포스터. 사진제공=파주

◆ 파주페이 유통 가치와 경제 활성화 효과 쌍끌이 성공

2019년 6월 도입된 파주페이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다. 도입 첫 해 2만2000건으로 출발한 카드발급 건수가 2023년 12월 말에는 39만여건으로 17배가량 늘어났다. 한 사람이 한 번씩만 파주페이 카드를 발급했다 가정하면 파주시 전체 인구 중 75%가 해당하는 숫자다.


파주시는 △물가상승률 상회하는 10% 인센티브 제공 △엄격한 가맹점 관리로 영세소상공인에 매출증대 효과 집중 △복지비용 누수 없이 지역경제 활성화 마중물로 활용 둥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파주페이 높은 성장세는 10% 쏠쏠한 할인 혜택에 힘입은 바 크다. 식료품 가격마저 3년째 평균 5%대상승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10% 인센티브는 높아진 물가를 상쇄하고도 추가적인 이득을 안겨준다. 연말 소득공제율 30% 혜택도 볼 수 있어 여러모로 가계 부담을 줄여준다.


2022년 10월 실시된 파주시 정기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5.8%가 '파주페이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설문에 응한 자영업 직군에 속한 시민의 긍정 답변이 평균보다 높은 67.4%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파주페이 혜택을 유지하거나 더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72.5%를 기록했다.


소상공인도 파주페이를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맹수수료가 없고, 결제수수료도 신용카드보다 낮은 0.25%에 그쳐 이득인데, 지역소비자 유입으로 매출증대 효과도 쏠쏠하다. 2020년 발표된 경기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역화폐 결제액이 증가하면 소상공인 매출액은 추가로 57% 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도입 5년차인 파주페이 가맹점은 모두 1만5000여 곳에 이르며, 음식점과 편의점, 미용실, 세탁소, 목욕탕, 학원, 병-의원, 약국, 의류점, 안경점 등 거주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종에 이른다. 최근에는 케이크나 목공공방, 캠핑용품점 등 문화생활과 관광 관련 업종에서도 파주페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있다.


지역화폐 발행을 각종 복지지원 정책과 적극 연계한 점도 파주페이 비약적 성장에 한몫 거들었다. 특히 민선8기 파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 가구 대상 난방비 지원(긴급 생활안정지원금)과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농민기본소득, 청년기본소득, 청소년 교통비 지원 등 복지비용을 파주페이로 지급하면서 2023년 한 해에만 카드발급 10만건이 늘어났다.


파주시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포스터

▲파주시 초등학교 입학축하금 포스터. 사진제공=파주시

파주시 농민기본소득 포스터

▲파주시 농민기본소득 포스터. 사진제공=파주시

◆ 시민에게 '살림충전', 골목상권 '생기충전', 지역경제에는 '활력충전'

'골목상권 살리는 최고 시민체감 경제정책'으로서 파주페이에 거는 파주시 기대와 확신은 굳건하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어려운 재정여건이나 얼어붙은 민생을 방치하면 안된다"며 “과감한 파주페이 발행 확대로 선순환 경제구조를 강화해 고물가로 힘겨운 시민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버팀목이 되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시민에게 '살림 충전', 골목상권에는 '생기 충전', 지역경제에는 '활력 충전'을 슬로건으로 내건 파주페이 발행 파격은 이제 깊어지고 넓어지는 불황의 파고를 넘을 파주시 생존전략이 됐다. 도입 첫해 발행액 110억원에서 4년6개월 만에 연간 발행액 1580억원으로 14배가량 늘어나 누적발행액 47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파주페이 발행이 예상되는 올해 연말이면 누적발행액 9300억원을 넘어서며 지역화폐 1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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