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 굴레, ‘통신’으로 정면돌파...KB국민은행의 확장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5 06:00

리브모바일 2019년 사업 개시 후 5년차
가입자 40만명, 통신-금융 시너지 창출

이자이익 비판 속 은행권 비금융 확장모델
“타 산업군도 당국 규제완화 가능성 열려”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2019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선보인 알뜰폰 서비스 '리브모바일'(리브엠)이 당초 우려와 달리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우리은행도 알뜰폰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이동통신 최초로 월 제공 데이터 중 미사용 데이터를 금융 포인트로 제공하는 등 금융과 통신업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비금융 데이터의 확장성을 보여준 만큼 우리은행 등 다른 사업자들도 알뜰폰 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도 알뜰폰 사업 시동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현재 알뜰폰 사업 관련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아직 금융당국에서 부수업무 지정 조건이 나온 건 아니지만, 시장 상황이 분명해졌을 때 보다 빠르게 알뜰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통신자회사 토스모바일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고객의 실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구간을 추천해주는 '사용량 맞춤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알뜰폰 사업자인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한 후 약 1년간 가입자가 10만명 늘었다. 토스모바일 측은 “요금제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최대한 소비자 관점에서 설계한 것이 가입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며 “고객 중심, 금융 혁신이라는 토스의 경영 철학을 토스모바일에서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자이익 한계 극복...국민은행, 통신데이터 차곡차곡

국민은행 리브모바일 로고.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금융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든 것은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성공 사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이 리브모바일을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업계 안팎에서는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그러나 결국 국민은행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4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시중은행도 이자이익뿐만 아니라 비금융업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리브엠은 이동통신 최초로 월 제공 데이터 가운데 미사용 데이터를 금융 포인트로 전환해 제공하고 있다. 금융 관련 정보 탐색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외국인에게는 리브엠 가입, 개통시 환율 우대, 송금수수료 면제 등 금융거래 혜택을 안내하는 한편 청년희망LTE요금제와 같은 금융·통신 결합상품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부수업무로 통신업을 신고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별도의 기한연장 신청 없이 계속해서 리브엠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은행 등 다른 은행권도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리브엠이 나오기 전까지는 금융과 통신을 별개의 영역으로 보는 게 보편적이었는데, 지금은 금융과 통신을 결합하면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진 것 같다"며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을 계기로 앞으로 다른 비금융 사업에서도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리브모바일을 통해 확보한 통신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측은 “통신과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서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는 통신 등 비금융 데이터를 축적하는 단계로, 은행이 (이자이익을 넘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어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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