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식재료·소모품 등 소비, 환란 후 최대 폭 줄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4 12:43

내구재 소비 쪼그라든 것은 고금리·고물가 등 영향받은 것으로 분석돼

음식료품 -2.6%, 의약품 -1.5%·화장품 -11.5%…준내구재도 감소 전환

서비스업 생산도 둔화 흐름…“가계부채·물가 등 위험 요인 여전”

시장상인

▲서울의 한 전통시장 상인이 지난 1일 오후 난로에 언 손을 녹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식재료나 소모품 등 비내구재 소비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서비스업 소비 역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내수 회복 전망을 어둡게 했다.



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104.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에 3.2% 감소한 이후 20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매판매는 2021년 5.8% 증가했다가 2022년 0.3%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2년 연속 소매판매가 감소한 것은 199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재화별로는 단기에 소모되는 소모품인 비내구재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1.8% 줄어들면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8.8%)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세부 상품군별로는 음식료품 소비가 2.6% 감소했고, 의약품도 1.5% 줄었다.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기록이다.


화장품 소비도 11.5% 감소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18.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든 가계가 생필품이나 소모품 등의 소비에서부터 지갑을 닫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용 기간이 1년 내외이고, 구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준내구재의 소비도 지난해 2.6%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12.4% 감소한 뒤 2021년(12.7%)과 2022년(2.2%) 동안 이어지던 회복 흐름이 3년 만에 꺾인 것이다.


상품군별로는 의복(-2.1%). 신발 및 가방(-5.6%), 오락·취미·경기용품(-2.1%), 기타 준내구재(-2.8%) 등 모든 품목에서 1년 전보다 소비가 줄었다.


떨어지는 소비에 버팀목이 된 것은 내구재였다. 1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내구재의 소비는 지난해 0.2% 늘었다.


1년 전 3.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도 커졌다.


상품군별로는 승용차 소비가 6.1% 늘었고, 통신기기 및 컴퓨터(0.8%). 기타 내구재(2.8%) 등도 소비가 증가했다.


재화 소비가 아닌 서비스 소비를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서비스업 생산'의 상승세 역시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업 생산은 2.9% 증가했다. 2021년 5.0%, 2022년 6.7% 각각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민간 소비와 밀접하게 연관된 도매 및 소매업은 0.8% 감소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비스업 생산의 둔화 흐름이 하반기로 갈수록 뚜렷해졌다는 점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4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계절조정지수)는 115.3으로 이전 분기보다 0.3% 감소했다.


도매 및 소매업은 1.5% 감소했고 숙박 및 음식점업도 0.4% 줄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제조업 생산 및 수출 증가에 힘입어 경기가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민간 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높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 부채와 고금리, 물가 불안 등 위험 요인들도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어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의 온기가 소비 회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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