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물가·고금리 부담에 먹거리 소비 2년 연속 줄었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07 09:45
서울 명동 거리

▲서울 명동 거리

지난해 고물가·고금리 부담에 소비 여력이 약화하면서 먹거리 소비가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작년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이로써 음식료품 소비는 지난 2022년(-2.5%)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지난 200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022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작년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지난 2009년에도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소폭 늘었다.




작년 음식료품 소매판매 감소율은 전체 소매판매(-1.4%)의 1.9배였다. 음식료품 소비가 그만큼 더 줄었다는 얘기다.


이처럼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든 것은 높은 먹거리 물가 영향으로 보인다.


음식료품 소매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 2022년 외식 물가 상승률은 7.7%로 1992년(10.3%) 이후 30년 만의 최고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 오름폭은 작년 6.0%로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도 지난 2021년 2.1%에서 2022년 7.8%로 높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8.3%) 이후 최고치로 뛰었고 작년에도 6.8%로 높은 편이었다.


지난달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3%와 3.2%로 둔화했지만 아직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8%)의 1.5배와 1.1배에 이른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8.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8배 수준까지 올랐다. 특히 과일 물가 상승률은 28.1%로 10배가 넘어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부상했다.


고금리 부담도 음식료품 소비를 줄인 요인이다. 이자 등 금융 부담이 커져 그만큼 소비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작년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평균 4.96%로 지난 2012년(5.22%)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 2020년 2.75%에서 2021년 3.10%로 소폭 높아졌다가 2022년 4.60%로 급등한 데 이어 작년 5%에 근접했다.


음식료품 등의 소비 감소로 소상공인·자영업자 경기 상황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소상공인 체감 경기지수(BSI)는 48.1로 전달보다 10.9포인트 하락해 지난 2022년 2월(37.5) 이후 23개월 만의 최저치였다.


이는 지난달 18∼22일 소상공인 24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다. 이 수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소상공인은 체감경기 악화 사유(복수 응답)로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46.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당분간 소비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적극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와 지자체가 외국인 관광객을 더 적극적으로 유치해 소비를 촉진하는 방안도 있다"며 “내수에만 집중하다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소상공인 수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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