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모이’ 먹인 비둘기 개체수 55% 줄었다…“먹이금지 대신 불임모이 제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0 16:38

이지현 대표 “불임모이, 미국·스페인 등에서 효과성 입증…캐나다도 지난해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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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비둘기 불임 먹이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비둘기 탈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윤수현 기자

동물단체가 비둘기에 먹이주기를 금지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법률'에 대해 “비둘기 아사 법안"이라며 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단체는 먹이 금지를 무조건적으로 금지시키는 것보다는 개체수 조절을 위한 '불임 먹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과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모임은 20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 금지 대신에 '불임먹이' 급여를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비둘기 불임모이가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언급하며 “외국의 성공 사례와 같이 불임 먹이 급여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는 20년 전부터 비둘기에게 불임 먹이가 포함된 사료를 급여함으로써, 개체수를 줄이고 관리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페인의 경우 불임 모이를 통해 55% 개체수 감소에 성공했고, 미국의 '세인트 폴' 시에서도 비둘기 불임 사료 제공을 통해 개체수를 50%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낭독 후 자유 발언을 진행했다.


이지현 승리와 평화의 비둘기를 위한 시민모임 대표는 자유 발언에서 “우리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행사들을 위해 외국에서 비둘기를 수입해 도시에 풀었다. 서울시청 옥상에서는 비둘기를 키우기까지 해서 날렸다"면서 “야생이 아닌 외국에서 데려다 도시에 풀어놓은 개체인데 돌아갈 야생이 어디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는 20년 전부터 비둘기 불임 사료를 연구하고 시행했다"며 “그만큼 오랜 시간 사용되고 효과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불임모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의회는 비둘기들에게 피임약을 먹이기로 의회 차원에서 결정해 55% 이상 개체 수가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며 “캐나다는 지난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이 법안을 처음 들었을 때 참 사람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것은 단지 동물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이 세상을 어떻게 버텨나갈 것인지와 관련된 문제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타자를 끊임 없이 구분하고 그 속에서 공존과 공생, 교류 이런 것들을 배제하고 있다"며 “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자유 발언 이후 “비둘기 살처분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를 즉각 철회하라", “비둘기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불임 모이를 즉각 제공하라" 등의 구호를 주먹을 쥐며 외쳤다.


구호 제창 후 비둘기 탈을 쓰고 '먹이 금지'라고 쓰여있는 팻말을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앞서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본회의는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는 야생생물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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