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3년 유예, 빠듯한 전세시장에 ‘단비’ 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1 15:41

여야 주택법 개정안 합의, 이달 말 국회 통과 전망

가격 급등한 전세시장에 신규 물량 공급 길 터

유예 기간 및 예상되는 문제점 이유로 비판 의견도

전문가 “결국 실거주 의무 폐지 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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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실거주 의무 3년 유예'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정안이 임대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인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전경. 연합뉴스

최근 서울 아파트시장에서 전세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전세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로 공급되는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해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조치를 취하기로 여야가 합의해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 시행될 경우 상당한 신규 전세 물량 공급이 가능해져 전세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원회는 21일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3년 유예를 내용으로 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여야는 실거주 의무가 시작되는 시점을 지금의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후 3년 이내'로 완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입주 전 한 번은 전세를 놓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이 개정안은 오는 22일 상임위 전체회의 문턱을 넘어 이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 전세난 해결 실마리


지난달 말 기준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는 단지는 전국 77개 단지 4만9766가구이며 이 중 이미 입주가 시작된 곳은 11개 단지 6544가구다. 이곳 입주 예정자들은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당장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기존 전셋집 계약을 변경 및 연장하거나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인해 최근 신규 물량 부족·이사철 임박 등으로 급속히 치솟던 전세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의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52.2%로 2022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세 물량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며 앞날도 어두운 상태였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3567건으로 지난해 동월(5만526건) 전 대비 33.6% 감소했다.올해 신규 입주 물량 또한 지난해 3분의 1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개정안이 최종 통과된다면 전세 물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개정안으로 인해 전세 1회가 가능해지면서 당장 실거주 의무 적용 단지(4만9766가구)의 절반만 시장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개정안 대한 부정적 시선도 나와


반면 일각에서는 전세계약은 2년 주기인데 반해 실거주 유예는 3년으로 제한해 분쟁의 소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계약갱신청구권(2+2)을 고려했을 때 유예 기간을 4년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보증금으로 주택 잔금을 치루며 급한 불을 끈 집주인들이 3년 후 돈을 갚지 못하는 불상사가 다수 발생할 수도 있다. 아예 실거주 의무 폐지가 논의돼야 주장도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번 개정법이 전세 물량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지는 않지만 신규 아파트 물량 증가로 인해 시장 가격 하향 안정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도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을 둘러싸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생길 여지가 있고 임대차법과 충돌 소지가 있어 유예 기간을 차라리 4년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간 문제로 인해 세입자가 피해자가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잔금으로 인한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며 “결국 이번 개정안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실거주 의무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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