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등 한경협 가입···쿠팡은 경총으로
‘관료출신’ 무협 수장으로···경총·대한상의는 연임
재계와 산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몸집을 크게 불리거나 리더십을 변경하며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 고금리·고물가 시대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협회들도 '변해야 산다'는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제55회 정기총회를 열고 손경식 회장은 만장일치로 재선임했다.
회원사들은 손 회장이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해 왔다고 평가했다. 작년에는 혼신의 힘을 다해 노조법을 저지하고, 최근 수년간의 최저임금 안정화에도 큰 성과를 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임기를 2년 추가하게 됐다.
경총 회원사들은 올해 총선 국면과 노동시장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손 회장의 경륜과 리더십이 더욱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경총은 이와 별도로 세력도 불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쿠팡, 유한양행, 동아ST 등 10개 기업이 신규 회원으로 가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경총 전체 회원사는 총 405개사로 늘어난다. 쿠팡 등은 노동 이슈와 입법 규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총 가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사회와 정기총회에 회원사로서 처음 참석할 예정이다.
류진 회장이 이끄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16일 제63회 정기총회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에코프로, 아모레퍼시픽, 매일유업, 웅진, KG모빌리티, 한미사이언스 등 20개사 가입을 승인했다.
한경협의 전신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젼령련)다. 한때 회원사가 600여곳에 달했지만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태' 등을 거치며 반토막났다. 최근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에 더불어 포스코, 에코프로, 웨메이드 등이 가입신청을 하며 회원사를 427곳까지 늘렸다.
한경협은 IT, 엔터테인먼트 등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환경을 반영해 앞으로 회원수를 600곳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오는 27일 정기총회를 열고 윤진식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윤 전 장관은 재무부 국제금융국장, 대통령 경제비서관·정책실장, 관세청장, 재경부 차관, 산업부 장관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는 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대한상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재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최 회장은 그간 대한상의를 이끌며 재계와 정부간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등 굵직한 행사에서 역량를 상당 수준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올해가 글로벌 '슈퍼 선거의 해'라는 점에서 경제단체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이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역량을 갖춘 인물들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해 연임을 확정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