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강원→텃밭 은평…‘희생’ 홍익표, ‘친명 영전’에 뜻 꺾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2.26 08: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민주당에 험지로 분류되는 강원 지역에서 텃밭인 서울 은평으로 지역구를 옮긴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 경선 참여 문제를 놓고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 25일 저녁 7시께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는 단수 공천된 후보자 인준 등 공천 실무와 관련한 안건을 의결하는 자리였으나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 문제가 가장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한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 위원장은 강원도당위원장직을 유지한 채로 서울 은평을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다.


이에 은평을 현역인 비명(비이재명)계 강병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고, 서울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당 지도부로부터 주의까지 받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의 경선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재심을 공천관리위에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당 재심위는 이날 오후 강 의원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고, 최고위에서는 재심 기각 결정을 수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 투톱인 홍익표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은평을 출마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고, 이날도 재차 반대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중·성동구 3선 의원인 홍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과는 반대로 당 험지 중 험지인 서울 서초구을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4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 후 '홍 원내대표가 반대 의견을 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볼 수 있다"며 “깊이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홍 원내대표와 의견을 함께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공관위가 강 의원과 김 위원장의 경선을 결정한 데 이어 재심위 역시 강 의원 재심 신청을 기각해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면 최고위는 그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다.


결국 홍 원내대표와 고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이 강원도당위원장 직을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 지역 출마가 부당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방안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홍 원내대표는) 최종적으로 그런 결론(경선)이 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했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서울 중성동갑 공천 여부와 소위 '올드 보이' 후보들 공천 배제 등 문제는 이날 회의에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최고위는 경기 남양주을의 경우 이인화 전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실 행정관의 재심 신청을 인용해 지역구 현역인 김한정 의원과 비례대표 김병주 의원을 포함한 3인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탈당한 박완주 의원 지역구인 충남 천안을은 김미화·이귀희·이재관 후보 간 3인 경선을 치르게 돼 있었으나, 김 후보가 빠지고 김영수 충남도당 청년위원장을 포함한 3인 경선이 치러진다.


전북 전주을은 경선 불참을 선언한 김윤태 후보가 빠지고 고종윤 변호사를 넣어 양경숙·이덕춘·이성윤·최형재 후보와 5인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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