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에 번호이동 지원금까지…통신시장 ‘격변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10 11:03

이통3사 점유율 ‘흔들’…50만원 전환지원금에 통신사 이동 확대 전망

무약정 알뜰폰 위기…“혼란 막으려면 변화에 대응할 준비기간은 필수”

정부, 단통법 전면 폐지

▲서울 시내 전자상가 휴대폰 판매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 로고. 사진=연합뉴스

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부동의 1위로 꼽히던 SKT가 점유율 40%대에 그치면서 5대3대2의 통신지형에 균열이 생겼으며,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카드를 꺼낸 정부는 발 빠르게 관련 법안 손질에 나섰다.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취지지만, 급변하는 정책에 따른 부작용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간 5대3대2로 굳어있던 이통3사 점유율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1위인 SKT의 50%대 점유율이 무너진 것은 오래전이지만 40%대를 턱걸이로 넘긴 것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또 최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의 회선 수도 큰 폭으로 늘며 KT를 앞서 화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회선수에서 LG유플러스가 KT를 앞선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이어 지난 2월 기준 3사의 회선 수는 SKT가 3151만1736, LG유플러스 1876만9727, KT 1775만8837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KT는 회선 수를 꾸준히 유지한 반면, LG유플러스와 알뜰폰(MVNO) 회선 수가 크게 성장하며 SKT 점유율을 흡수했다.



그러나 차량 관제 등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만 따져보면 여전히 SKT, KT, LG유플러스 순이다. 지난달 기준 KT는 고객용 휴대전화 가입자 수에서 LG유플러스에 257만 회선가량 앞서 있다.


이후 정부가 이달부터 이동통신 가입회선수를 집계할 때 사물지능통신을 제외하기로 하면서 2위 사업자 지위 해석을 두고 일었던 논란은 일단락됐다. 변경된 기준으로 집계하면 KT가 여전히 2위를 지키게 됐지만 눈에 띄게 성장한 LG유플러스의 규모는 무시 못 할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치열한 2위 다툼이 있지만, 통신사 이동지원금 확대나 단통법 폐지 등 정부 정책들이 본격 시행되면 통신사 간 고객 이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 통신시장 성장기 때와는 달리 각 사간 점유율 의미는 더 희석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10년 만에 단통법 폐지를 선언한 정부는 법 폐지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빠른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시행령을 먼저 손보기로 했다. 지난 6일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 이동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고시를 입법 예고했다.




통신시장 경쟁을 소비자의 통신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성급한 정책 변화는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약정 위주의 알뜰폰 업계도 피해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전환지원금을 받기 위해 알뜰폰에서 다시 이동통신사로 이동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선 이번 방통위의 50만원 전환지원금 지급 등을 포함한 고시 제정에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전환지원금 제도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객과 유통망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산 등 통신사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윤소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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