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협회 “ADC 글로벌 M&A·파트너십 4년새 9배 급증”
치료제시장도 5년간 2배↑…화이자·애브비 등 빅파마 활발
레고켐 인수 오리온, 파트너십 확대 동아쏘시오 선도 역할
한미 항암신약 개발중, 셀트리온·종근당·삼바도 적극 가세

▲동아에스티 본사(왼쪽), 오리온그룹 본사. 사진=각사
차세대 표적항암제인 '항체-약물 접합체(ADC)'가 항암제 대세로 떠오름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ADC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기업의 인수합병(M&A)과 파트너십 구축이 활발하다.
주로 제약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이 이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동아쏘시오 등 ADC 인수 및 파트너십 활동에 적극적인 국내 기업들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ADC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M&A 및 파트너십은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로, 2019년과 비교해 9배, 2022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글로벌 대표사례로 지난해 화이자는 미국 ADC 항암제 개발기업 시젠을 430억달러(약 56조원)에 인수했고, 애브비는 미국 ADC 기업 이뮤노젠을 100억달러(약 13조원)에 사들였다.
머크(MSD)도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의 ADC 파이프라인 3개 인수에 220억달러(약 29조원) 투자를 결정했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아스트라제네카 등 경쟁 빅파마도 ADC 확보를 위해 중국 ADC기업에 각각 수천만~수억달러를 투자했다.
ADC는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과 암세포만 찾아가는 '항체'를 '링커(고리)'로 불리는 화학물질로 결합한 표적항암제로, 정상세포 파괴없이 암세포만 찾아가 죽이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어 차세대 항암제의 대세로 꼽히고 있다.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150여개의 ADC 항암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약 40개는 임상 2상, 12개는 임상 3상 단계에 있어 향후 지속적인 신약 출시가 전망된다.
지난해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캐사일라'가 매출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로 세계 1위 ADC 항암제에 올랐고, 이외에 10여개의 ADC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ADC 항암제 시장은 지난해 97억달러(약 13조원)에서 2028년 198억달러(약 26조원)로 5년간 2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국내 ADC 분야 M&A 및 파트너십 활동도 더욱 활기를 띨 지 주목된다.
앞서 오리온그룹은 올해 초 국내 ADC 기업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를 5500억원에 인수했다. 레고켐바이오는 해외에 기술이전한 ADC 항암신약 후보물질 'LCB14'가 지난해 국내 ADC 분야 최초로 임상 3상에 돌입하는 등 국내 ADC 선도기업으로 불린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위탁개발생산(CDMO) 계열사인 에스티팜은 11일 레고켐바이오와 ADC 링커 제조 공정 공동연구 및 제조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동아쏘시오그룹은 전문의약품 계열사인 동아에스티가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 ADC 기업 앱티스를 인수하는 등 주력 계열사들이 나란히 ADC 사업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 2021년 중국 현지 계열사인 북경한미약품과 함께 레고켐바이오와 ADC 항암제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북경한미약품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에 ADC 기술을 적용하는 항암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셀트리온의 영국 '익수다' 지분 인수 △종근당의 네덜란드 '시나픽스' 기술 도입 △롯데바이오로직스의 한국 '카나프테라퓨틱스'와 ADC 플랫폼 공동개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한국 '인투셀'과 ADC 공동연구 등 국내외 ADC 기업과 파트너십 확대 움직임이 왕성하다.
업계는 ADC 항암제가 복잡한 제조공정 등 어려움을 가지고 있고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 인수 등 이종산업간 인수합병에 일부 우려를 표명하지만, 유방암·림프종 등 다양한 암종에 치료제 가능성이 높은 만큼 ADC 투자는 장기적으로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