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국면에서 거듭되는 국민의힘 '막말 실점'이 더불어민주당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민주당에서 불거진 막말 논란은 국민의힘과 달리 '특정된 피해자'가 강력 반발하는 데다 '거짓 사과' 논란까지 겹치면서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4일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조수연(대전 서갑) 후보, 도태우(대구 중·남구) 후보, 성일종(충남 서산·태안) 의원 막말 논란을 열거하며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조 후보가 과거 소셜미디어에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고 쓴 글을 거론, “이런 망언이 대한민국 국민의 주장이라니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또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잘 된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언급한 성 의원과 '5·18 북한 개입설' 등으로 논란이 된 도 후보를 언급하며 “왜곡된 역사관, 비뚤어진 시민의식은 기본이고 구역질 나는 막말은 스스럼없이 내뱉어야 집권 여당 국민의힘에 걸맞은 인물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강 대변인은 “'극단적 혐오 언행 땐 당에 자리 없을 것'이라더니, '조선제일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왜 묵묵부답인가"라며 “망언 후보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국민 앞에 책임 있게 답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최민석 대변인은 장예찬(부산 수영) 후보가 지난 2012년 소셜미디어에 '보편적인 서울 시민들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게 된다',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고 적은 것을 문제 삼았다.
최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상습 비하하며 일본 예찬을 일삼은 장 후보는 국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발톱 때만큼도 없다"며 공천 취소를 촉구했다.
다만 이런 공세는 자당 정봉주(강북을) 후보 '망언' 여파에 크게 희석되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대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 후보 논란에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김민기 상임선대본부장도 오전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공천 취소까지 내릴 수 있다는 기존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정 후보는 지난 2017년 팟캐스트에서 했던 발언이 최근 총선 출마로 재차 논란 위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17년 자신이 진행하는 팟케스트에서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지뢰 피해 장병들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며 논란 진화를 시도했지만, 당시 피해 장병들이 정 후보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여론이 악화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이날 “두 분의 피해 용사께 직접 사과한 듯한 표현으로 다시 심려를 끼쳤다"며 사실상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했다'는 표현을 정정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며 “당분간 공개적인 선거 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의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클린선거본부는 이날 정 후보 사과가 결국 '거짓'이었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정 후보 '조기 낙마' 뒤 대체 후보에 대해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민의힘이 이날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된 정우택 의원 공천을 취소하면서 '엄정 대응' 여론이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에 경선 패배한 박용진 의원 재등판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인 안규백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런 경우(후보직 박탈) 전략공천이 가능하다"며 “제3의 인물이 가는 게 원칙이지만, 정무적 판단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