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의과대학 2000명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 여건은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교육 여건과 지역 의료 현실을 감안해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거론하고 “일각에서는 의대 증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거나, 더 작은 규모로 타협하자는 의견마저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 반발로 의대 정원 315명을 감축한 점을 언급했다.
한 총리는 “그때 351명을 감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6600명의 의사가 추가로 확보되었을 것이며, 2035년에는 1만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됐을 것"이라며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했고, 올해의 갈등과 분란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혼란과 국민이 겪는 고통에도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가 과거 사례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을 늘려 꾸준히 의사를 길러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늘어나는 2000명 정원에 대해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적으로 배정하겠다"고 주장했다.
또 신입생은 지역 인재 전형을 적극 활용해서 선발하고, 국립대 교수 1000명 신규 채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 지원도 신속히 실천하겠다고 한 총리는 전했다.
이어 “의대가 없는 광역단체인 전남은 지역 내 의견이 충분히 수렴되고, 절차에 따라 신청이 이뤄지면 정부가 신속히 검토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의대 증원은 의료 개혁을 위한 필수 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며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강화에 계속 주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오늘 정부가 발표하는 의대별 정원 배분 결과에 지역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며 “예산 편성과 국회 협의 등 절차도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사직한 전공의들과 휴학 의대생들에게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학교로 돌아와 달라. 대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있다"고 복귀를 요청하고, 의대 교수들에게도 “제자들을 환자 곁으로 다시 불러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4월부터 가동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국민 건강과 의료계 발전을 위한 기틀을 닦겠다면서 “지금이 의료개혁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정부는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