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확대됐다는데…통신비 인하 효과는 ‘글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3.25 13:27

통신사 이동시 지급하는 전환지원금 최대 33만원으로 확대

최신단말 빠지고 고가 요금제 장기 가입 조건에 실효성 논란

이통사 재무압박·통신이용자 혼란·알뜰폰 생존위기 ‘삼중고’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CEO 간담회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황현식 LG U+ 대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왼쪽부터)이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장-통신사·단말기 제조사 CEO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연이은 통신비 인하 압박으로 이동통신3사가 전환지원금을 기존 13만원대에서 최대 33만원까지 확대했으나 소비자가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면담 이후 지난 주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3만원에서 33만원으로 상향 공시했다. 단말 가격을 낮춰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자는 정부 요청에 대한 화답이다.


앞서 이통3사는 5만~13만원 규모의 전환지원금을 책정했지만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홍일 방통위원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 및 단말기 제조사(삼성전자·애플코리아)와 간담회를 열고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에 이통3사는 지난 23일 11~16개 기종에 대한 전환지원금을 새롭게 공시했다. 최대 지원 단말은 갤럭시Z폴드5, 갤럭시S23울트라 등이다. 통신사 번호이동 고객이 대상 단말을 개통할 때 12만~13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가량 유지하면 기존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공시지원금의 15%)에 더해 전환지원금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쉬운 점은 전환지원금 대상이 구형 단말 또는 보급형 단말 위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가장 최신 기종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한 지원은 빠졌거나 가장 소규모로 책정됐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출시 3개월도 되지 않은 최신 단말의 경우 기존 구매 고객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고객 수요층이 가장 높은 최신 단말에 대한 지원이 소극적이라 소비자 체감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최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선 10만원이 넘는 고가 요금제를 6개월간 유지해야 한다. 5만원대 요금제를 이용하던 고객이면 6개월간 50만원 상당의 지출이 추가로 발생, 통신비 인하 효과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시점 최대로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갤럭시Z폴드5 512GB(출고가 221만8700원)를 예로 들면 번호이동 고객은 기존 지원금 57만5000원에(공시지원금+추가지원금)에 전환지원금 33만원을 추가로 받지만, 요금제까지 더하면 6개월간 한 달에 최소 18만원이 넘는 통신비를 지출하게 된다.




정부의 높아진 통신비 인하 압박 수위로 인해 이통3사의 추가 지원금 투자에 따른 재무 압박도 상당한 상황이다. 제조사의 부담 분담이 논의 중이지만 삼성전자와 국내 단말기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애플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우려도 존재한다.


불과 일주일 새 큰 폭의 가격 변동이 발생하자 소비자들의 불만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저가 통신 요금을 무기로 사업 중인 알뜰폰 업체들은 지속되는 단말 가격 인하에 생존 위기에 몰렸다고 토로하는 등 통신업계 전반에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통신 시장에서 환승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전환지원금 도입 이후에도 소비자가 매월 부담하는 통신비 인하에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앞두고 '최대 50만원' 이슈몰이에, 현장선 혼란만 가중됐다"며 “이통사가 지원금을 3배가량 늘렸지만 생색내기라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윤소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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