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동해안 IDC 필요성 발표
전력 자급률 서울 11%, 강원 117%…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 남아 돌아, 1GW 제약당 7000억 비용 발생
영동 등 동해안에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시설 유치해 허브화 구축
“동해안 지역은 원전, 해상풍력 등 카본프리 에너지가 상당히 많지만 전력 수요는 전체의 3%밖에 안 된다. 지역의 수요 없이는 무탄소 에너지원 개발도 힘들고 소비자 전기요금 부담도 커진다. 동해안 지역을 전력 공급과 수요가 모두 있는 허브화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 주최로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강원 영동지역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조성 세미나'에서 '분산에너지 조기 정착을 위한 동해안 지역대규모 데이터센터(전력수요) 구축 필요성' 주제발표를 통해 동해안 지역의 송전제약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해안 지역에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시설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강원도 발전량은 3062만2785MWh, 전력 수요는 1732만5520MWh로 자급률은 177%이다. 이에 비해 서울은 발전량 534만3889MWh, 수요 4878만8677MWh로 자급률은 11%에 불과하다.
이처럼 지역별 전력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까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설치 비중은 60%이며, 이에 대한 전용 전력수요 비중은 72%이다. 여기에 향후 수도권에 설치될 데이터센터용 전력 사용 신청 비중도 59%로 높은 상황이다.
영동 등 강원지역에 신규 설치된 발전소 전력은 수도권으로 보내져야 하는데 송전망 건설이 지연되면서 발전소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박 교수는 “밀양 송전망 사태 이후 신규 송전망 건설 여건이 악화되면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송전망 건설 프로젝트의 40% 수준이 지역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공급비용 상승, 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출력조정, 전력공급 안정성 저해 등 제반적 전력계통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GW 규모의 송전제약이 발생하면 연간 약 70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동해안 지역 송전제약 문제 해결을 위해 계통운영 방법 개선, 기존 설비 재구성, 계통안정화용 ESS 적용, 유연송전설비(FACTS)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는 500~2000MW 수준으로 향후 추가 증설을 감안하면 여전히 크게 부족하다.
박 교수는 동해안 지역의 전력 공급과 수요가 매칭되는 허브화로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동해안 지역을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하고, 송전제약 PPA를 통해 석탄·원전 등 지역발전과 지역수요를 매칭시키며, 지역 재생에너지와 RE100 수요 산업체의 직접 PPA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탄소포집저장활용(CCUS)과 원전 등 무탄소 전력과 저가 전력을 활용하면 데이터센터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박 교수는 진단했다.
박 교수는 “영동 등 동해지역에는 카본 프리 에너지가 상당히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지역의 전력 수요 없이는 저렴하고 경제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의 개발도 힘들고 소비자 부담만 커진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전력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력 수요시설이 영동 등 동해지역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여러 부처에서 다양한 정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