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고객 요구 성능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 집중”
글로벌 고대역폭 메모리(HBM) 1위 기업 SK하이닉스가 패키징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우위를 지켜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1일 SK하이닉스는 최우진 P&T(Package & Test) 담당 부사장이 지난 30년간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연구·개발(R&D)에 매진해 최근 HBM으로 대표되는 AI 메모리의 핵심 기술로 부상한 이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P&T는 반도체 후공정을 맡은 조직으로, 팹에서 전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가져와 제품 형태로 패키징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작동하는지를 시험하는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패키징은 칩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존 역할을 넘어 차별화된 제품 성능을 구현하는 주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수직 관통 전극(TSV)·MR-MUF* 등 첨단 패키징 기술은 SK하이닉스 HBM에 핵심 기술로 적용된다.
최 부사장이 구성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마음가짐은 바로 '도전에 한계를 두지 않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 반도체의 위상이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거침없는 도전' 덕분"이라며 “세계 각국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이때, 한계 없는 도전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3차 세계 대전에 비유될 정도로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도전에 주저하는 순간 누구든 위기에 직면할 수 있어 늘 성능·수율·원가 경쟁력 등 모든 영역에서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최 부사장은 반도체 패권 경쟁의 핵심 축인 AI 메모리를 혁신하기 위해 '시그니처 메모리' 개발을 주요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AI 시대에 발맞춰 당사는 다양한 기능와 크기, 형태, 전력 효율 등 고객이 원하는 성능을 갖춘 '시그니처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HBM 성능의 키 역할을 하는 TSV와 MR-MUF 등 기술을 고도화하며 다양한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2020년 HBM3의 열 방출 솔루션 개발에 도전해 성공함으로써 제품 성능 향상에 기여했고, 지난해에는 원가 절감을 이뤄내 다운 턴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탰다. 또 그는 챗GPT 열풍으로 늘어나는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하게 생산 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회사의 AI 메모리 선도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 4일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어드밴스드 패키징 분야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패키징 생산 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최 부사장은 이 과정에서 팹 구축과 운영 전략을 짜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미국 패키징 공장은 본사에서 전공정을 마친 HBM 웨이퍼를 가져와 완제품을 생산하고, 글로벌 기업과 활발한 개발 협력을 이어가는 공간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그는 구성원 성장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최 부사장은 “패키징 기술의 위상을 높인 주역은 다름 아닌 구성원들"이라며 “HBM의 열 방출 이슈를 패키징 단계에서 해결하는 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건 모두 구성원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