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당선이 확정됐던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거대 양당 '위성정당'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당선이 아슬아슬했던 게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 당선 때문"이라며 “아니었으면 저는 그냥 아주 쉽게 진작에 당선이 확정돼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선거를 보면 정말 웃긴 게, 지역구와 비례대표 당선자를 모두 배출한 정상 정당이 저희 개혁신당밖에 없다"며 “대한민국의 유일한 정상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의석이 많을수록 비례대표 의석 확보가 어려워지는 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자신의 당락이 가장 마지막에 결정됐다는 것이다.
거대 양당은 이 제도를 우회하기 위해 지역구 후보가 없는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성정당을 창당한 바 있다.
이에 천 당선인은 “저희보다 사이즈가 훨씬 크고 잘 나간다고 자랑하는 정당들은 정말 싸구려같이 의석 몇 개 더 받아보겠다고 위성정당 만들어서 저희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렀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그거 보면서 물론 저도 인간적으로 '우리도 위성정당 만들 걸 그랬나'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정말 이렇게, 소수정당을 보호하자는 준연동제를 이렇게 오염시킬 수 있나 사실 화가 많이 났었다"고 전했다.
천 당선인은 “제가 당선됐으니까 이 정도지 정말 떨어졌으면 이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이어 “정말 위성정당은 어떻게든 막아야 되겠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위성정당 방지법 같은 거 꼭 통과시켜야겠다는 생각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개혁신당 주류 인사들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미래한국당)을 창당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뛰었다.
이준석 대표는 지도부인 최고위원직과 서울 노원병 후보를 맡았고, 천 당선인은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후보로 나섰다.
특히 허은아 전 의원은 위성정당에 입당해 비례대표 순번을 받고 초선 의원이 됐다.
반대로 정의당은 당시 정당 득표율을 2.43%p 끌어올렸음에도, 위성정당으로 인해 비례대표 의석이 1석 증가(4→5석)에 그쳤다.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허 전 의원 의석이 정의당이나 다른 소수정당 몫으로 배정됐던 셈이다.
그러나 개혁신당 인사들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소수정당을 창당한 이후 위성정당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허 전 의원도 지난달 논평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도 모자라, 기호 경쟁에서의 승리와 국민의 혈세를 빼먹기 위해 뻔뻔하게 '의원 꿔주기'를 하고 있는 여야의 위성정당 '꼼수 운영'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천 당선인 역시 이날 “위성정당을 만드는 위선적인 작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위성정당금지법의 강력한 추진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이것이 1호 법안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당 차원에서 열심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