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60억원…올해 매출 5천억원대·연간흑자 전망
신약개발 20여년 성과 ‘뚝심’…마진율 95% ‘현금 낳는 거위’
2029년 매출 1조원대…“차세대 항암제로 신약계보 이을 것”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SK바이오팜의 1분기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신약 1개로 중견제약사 전체매출 수준인 5000억원대 연매출이 기대될 뿐 아니라 올해부터 창사이래 처음 연간 영업흑자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매출 약 1100억원, 영업이익 약 60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약 8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실적이다.
특히, 올해 2~4분기로 갈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체 매출은 약 5060억원, 영업이익은 약 510억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사실상 유일한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제품명 엑스코프리) 하나로 올린 실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해 기준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은 SK바이오팜 전체 매출의 91.3%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기술수출 계약금 등이 차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20여년 전부터 개발돼 왔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1993년 그룹차원에서 신약개발 사업을 시작했고 2001년 세노바메이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1년 그룹의 신약개발 역량 결집을 위해 설립된 SK바이오팜은 임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을 독자 수행해 2020년부터 미국에서 엑스코프리 판매를 시작했다.
기술수출 등 일회성 분기 흑자를 제외하면 판매를 시작한지 4년만에, 개발 시작부터 치면 23년만에 연간 흑자구조를 안착시켜 신약개발의 결실을 본격적으로 거두기 시작한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수적인 미국 의료계는 새로 개발된 약물을 환자에게 처방하는데 극히 신중한 반면 처방 건수가 쌓이면 그만큼 탄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발작완전소실률이 11~21%로 경쟁약물보다 우수해 지난해 미국에서 신규환자 처방 기준 처방 건수 1위 뇌전증 치료제에 올랐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100여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달 기준 전체 처방 환자 수 10만명을 돌파해 국제뇌전증연맹(ILAE) 공식저널 '에필렙시아'에 소개됐다.
세노바메이트는 전 세계 환자 약 5000만명인 뇌전증 치료제 시장에서 오는 2029년께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세노바메이트는 같은 SK그룹 계열사인 SK팜테코가 국내에서 위탁생산(CMO)하고 있고, 판매는 미국에서 SK바이오팜이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 수수료가 없어 마진율이 90%를 넘는다. 업계는 20여년의 신약개발 뚝심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만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1일 세노바메이트 제형을 기존 알약(정제형)에서 액상(현탁액)으로 확대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은데 이어 적응증을 기존 부분 발작에서 전신 발작으로 확장하고 투약 가능 연령도 기존 성인에서 소아 청소년까지 확대해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제2의 세노바메이트'로 항암분야를 선정, 세노바메이트가 창출하는 현금을 투입해 '표적단백질분해제(TPD)', 방사성의약품치료제(RPT)' 등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가 매년 조 단위의 현금을 창출하는 향후 5년 안팎이 SK바이오팜의 황금기"라며 “지금부터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 등에 나서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항암 분야로 신약개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