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급한 금양, 상장 앞둔 에스엠랩에 400억 지원 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4.18 15:43

금양, 제3공장 증설 위한 자금 활용 급하지만

곳간 채우기 지분 가진 에스엠랩 IPO 성공 필수

문제는 에스앰랩 낮은 실적… 거래처도 금양 집중

에스엠랩

▲에스엠랩 공장 전경. 사진=에스엠랩 홈페이지 갈무리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도 빠듯한 금양이 양극재 기업 에스엠랩에 400억원을 대여한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에스엠랩이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기업공개(IPO)를 한 차례 연기한 바 있어 안정적 상장을 위한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엠랩은 한국거래소에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10월 기술특례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기술평가를 통과했다. 에스엠랩의 IPO시도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22년 말 기술특례상장을 이용해 IPO에 도전했으나 설비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거래소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조달이 IPO 발목을 잡으면서 관계기업인 금양이 백기사로 나섰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금양은 에스엠랩에 400억원을 대여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양의 자기자본(2465억원)의 16.22%에 달하는 규모다. 대여 목적은 에스엠랩의 제3공장 증설자금이며 대여 기간은 금양이 대여금을 지급하는 시점부터 향후 3년이다.



에스엠랩은 지난 2월 고속 충전에도 출력 특성이 떨어지지 않는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 '단결정 클러스터' 개발에 이어 양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양이 거액의 자금을 대여한 이유는 에스엠랩에 지분 20% 이상을 투자한 상황에서 IPO에 성공할 경우 자금 수혈이 이뤄기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양은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 수혈이 가능하다. 또한 지분가치 상승 시 손상차손의 환입에 따른 재무적인 개선도 기대된다. 이에 18일 금양 주가는 장중 9만7600원까지 오르며 8거래일 연속 이어지던 순매도 행진을 끊었다.




금양은 지난해 8월 에스엠랩 1차 신주를 인수하면서 지분 4.65%를 확보한 바 있고, 10월은 2차 신주 인수를 통해 지분 20%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11월에는 구주를 인수해 지분율을 22.31%까지 늘렸다.


금양측의 대규모 자금 지원에도 IPO가 성공할지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문제는 터무니없이 낮은 실적 때문이다. 에스엠랩의 2021년 영업이익은 115억원 적자에서 2022년 -169억원, 2023년에는 -192억원으로 꾸준히 적자가 늘고 있다. 매출액은 2021년 5590만원에서 2022년 7840만원 으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에는 5억4565만원을 기록했다.


그중에도 가장 큰 문제는 높은 기술력에도 금양 외엔 별다른 거래처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에스엠랩이 금양과의 거래를 통해 창출한 매출은 4억1186만원이다. 작년 에스엠랩 전체 매출의 75.48%에 달한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에스엠랩은 금양의 관계사이기에 지분법 관련 내부거래 회계가 적용된다"며 “그렇기에 금양에서 에스엠랩 관련 매출이 없다면 에스엠랩 역시 손익 인식을 할 수 없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또한 이차전지 업황이 최악의 시기에 진입한 만큼 흥행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또 기술특례상장이 파두 사태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고, 한국거래소측이 더욱 꼼꼼하게 심사중인 만큼, 통과여부 또한 불분명하다.


반대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강화된 기술특례 상장 제도에서는 주가가 공모가의 90% 이하로 하락할 경우 이를 주관사가 되사주는 풋백옵션이 적용되는 데 이를 적극 어필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승인을 받아낼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경준 혁신자산운용 대표는 “파두 사태 이후 거래소측이 기술특례상장 기업을 더욱 꼼꼼하게 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에스엠랩의 경우 주관사가 성공을 자신하고 있으니 이를 추진했을 것이고, 풋백옵션을 보장하는 것으로 거래소 측에 어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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