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국가' 이스라엘이 아랍 세력과의 갈등에 거듭 강경 입장을 앞세우면서 '중동 전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유월절(유대민족의 출애굽을 기념하는 명절, 4월 22∼30일) 연설에서 자국 인질 구출을 위해 며칠 내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불행히도 하마스는 모든 인질 석방 제안을 거절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하마스를 고통스럽게 타격할 것이다. 곧 그렇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며칠 안에 우리는 하마스를 군사적, 정치적으로 압박할 것이다. 그것만이 인질 구출과 승리 쟁취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 관건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진입 작전 개시인지 여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8일 라파 진입 작전을 반드시 실행할 것이며 이를 위해 날짜도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남부사령부 전투 계획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남부군 사령관 야론 필켈만 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황 평가와 함께 전쟁 지속에 대한 계획이 승인됐다"고 했다.
다만 이 계획이 라파 진입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접경한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은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라파 진입 작전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라파에는 피란민 약 140만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 시가전이 벌어질 경우 엄청난 인명피해가 예상된다며 이스라엘을 만류해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사상 최초로 이스라엘 부대를 제재할 예정이라는 미국 매체 보도와 관련, “누군가 이스라엘군 부대를 제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모든 힘을 다해 이들과 싸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결국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분쟁에도 불구하고 하마스 진압 역시 강경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폭격했다.
이에 이란군은 지난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드론과 순항 미사일,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처음으로 공격했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전투기와 다층 방공망을 동원하고 미국 등 우방 도움까지 받아 이란 무기 99%를 요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엿새만인 지난 19일에는 이란 핵시설이 다수 들어선 중부 이스파한을 겨냥해 재반격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이스파한 군사 기지 방공 시스템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공격 직후 성명에서 “이란 핵시설에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 대(對)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안이 하원을 넘어 상원으로 향하면서, 향후에도 이스라엘 '강경론'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전날 미국 하원은 26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 대이스라엘 안보 지원안을 찬성 366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내주 상원 통과가 유력시된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SNS를 통해 “미국 의회가 원조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키며 이스라엘과 서구 문명 수호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보여줬다"고 화답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에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지지를 얻은 이스라엘 지원안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력한 유대관계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입증했으며 우리의 적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