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자치구 전세매물 강동구 제외 1년새 대폭 감소
매물·입주량 축소, 집값 상승 기대감 하락으로 전셋가 고공행진
비아파트 비선호 및 입주량 급감 등으로 당분간 지속 상향 전망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최근 몇달새 계속 오르고 있는데, 이는 아파트 가격 하락과 빌라 전세사기로 인한 계약 갱신 수요 및 선호도 증가로 아파트 전세 매물 자체가 귀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 강동구 제외 24개구 모두 전년 비 매물 축소
22일 아파트 실거래가 아실을 통해 서울 25개구 아파트 전세매물을 분석한 결과, 1년 전 대비 평균 34% 정도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둔촌 주공 재건축 입주 시기가 도래한 강동구만이 매물이 증가했을 뿐 나머지 24개구는 전년보다 평균 40% 가량 매물이 감소했다.
이날 기준 은평구는 1년 전 1727건이었다가 현재는 619건의 매물만 올라와 있다. 1년 전 대비 64.2%나 감소한 수치다. 중구(-63.4%), 동대문구(-63.0%), 서대문구(-53.0%), 도봉구(-52.1%), 중랑구(-51.7%), 노원구(-51.2)도 절반 이상 매물이 줄었다. 영등포구도 지난해 4월 22일 1993건의 매물이 올라와 있었으나 현재 기준 1056건만이 올라와 있다.
이렇다 보니 전세 가격도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문래동 '문래자이' 아파트는 84타입(35평) 기준 지난해 3월 6억5000만원(14층)에 계약했으나 이달 8억원(3층)까지 올랐다. 심지어 8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상승했다.
인근 지역 문래동 '금호어울림' 아파트 84타입(34평)도 지난해 12월 6억8000만원이었다가 이달 17일 7억800만원으로 높은 가격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이외 주요단지는 현재 전세매물 자체가 없는 실정이다.
문래동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근방에선 입지가 가장 좋다 보니 굳이 이사를 갈 이유도 없고, 전세가격도 계속 오르다 보니 이사를 가지 않고 살던 집을 갱신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 전셋가 상승으로 계약갱신 비중 커져...향후 입주물량도 빨간불
이같은 현상은 부동산 경기 침체, 빌라 전세 사기 등에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실수요자들이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약해져 빚을 내 집을 사기 보다는 당분간 전세를 유지하면서 기회를 엿보려고 있다. 또 빌라나 오피스텔 전세 수요자들이 사기를 염려해 아파트로 이동하면서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고 있다.
실제 기존 아파트 전세 입주자들이 이사를 포기하고 계약 갱신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사보다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통해 5%만 오른 가격으로 갱신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나은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3만6247건 가운데 갱신계약이 1만2604으로 전체 35%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세계약 중 갱신계약이 27%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8%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전세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오름세다. 최근 1개월만 보더라도 최고가 대비 2억원이 오른 가격에 거래된 곳도 있다. 중구 충무로4가 '남산센트럴자이' 139타입(54평)은 2019년 1원 7억5000만원이었다가 이달 11일 10억원에 거래됐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벨리5단지'는 2022년 8월 약 2억5800만원에서 이달 1일 약 4억5800만원까지 올랐다. 신규 입주 물량 부족도 전셋값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2022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2만4786가구, 2023년 총 2만4404가구였으나 올해는 1만6267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거환경이 양호한 역세권이나 대단지, 소형 규모 위주로 전세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상승거래 체결, 매물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