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국제 유가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
최근 중동지역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유가 급등 충격이 발생할 경우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최대 4.98%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4일 '국제유가 충격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협에 따르면 최근 중동지역 리스크 확산 우려로 국제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원유 가격은 작년 6월 공급과잉 해소로 저점을 찍은 뒤 이달 1~22일 평균가격 기준 약 20% 상승했다.
이 기간 유종별로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75.0달러에서 88.8달러로 18.4%, 두바이유가 74.7달러에서 89.4달러로 19.7%, 서부텍사스유(WTI)가 70.3달러에서 84.8달러로 20.6% 올랐다.
최근 이스라엘-이란 무력 충돌 등 중동지역 리스크 확대로 유가 충격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 간 군사공격이 본격화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이어질 경우 전면전 양상에 따라 유가 상승폭은 매우 가파르게 형성 될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 빈국이다. 원유가 급등은 생산자물가 뿐만 아니라 물류비, 공공요금 등에 대한 인상압력으로 작용해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킨다.
한경협은 “국내 소비자물가가 정책당국의 물가안정목표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유가 급등은 물가관리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경협은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따른 유가 변동 시나리오를 △현 수준의 긴장상태가 유지 △국지적인 공격과 반격이 이루어지며 리비아 내전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 △전면전 발생으로 이라크전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 △전면전 발생으로 석유수출기구(OPEC)의 1973년 석유 수출금지 조치 수준의 원유수급 차질 발생의 4가지로 설정했다. 각 시나리오 별로 올해 연말(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측했다.
한경협은 국제 유가가 전면전 없이 현재의 긴장상태를 유지해 배럴당 88.55달러에 머물 경우 4분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01%로 추정했다. 이는 2024년 1분기 물가상승률 3.00%와 유사한 수준이다.
중동분쟁이 전면전에는 못 미치나 국지적인 공격과 반격이 이루어지는 상황으로 전개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97.5달러까지 상승한다면 4분기 물가상승률은 3.37%로 나타났다. 이는 현 수준 긴장상태 유지에 비해서 0.36%p 증가한 수치다.
중동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물가 상승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면전으로 무력 충돌이 본격화돼 국제원유 가격이 배럴당 115.0달러에서 배럴당 148.5달러까지 급등한다면 4분기 물가상승률은 4.00%에서 4.98%까지 뛸 것으로 보인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등 유가상승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며 “유가급등 따른 물가 불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원유 도입선 다변화, 비축량 확대, 가격 헤지 등 원활한 원유 수급대책을 사전에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