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포스트 임채빈’ 손제용 진화 속도 KTX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11 02:28
광명시 광명스피돔에서 출전선수 경주 전개

▲광명시 광명스피돔에서 출전선수 경주 전개.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프로스포츠 경륜도 마찬가지인데, 경륜은 선발-우수-특선으로 등급이 나뉘어 있고, 선수들은 한 단계 높은 등급으로 진입을 위해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한다.




경륜선수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방법은 두 가지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되는 등급 조정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방식과 3회차 연속 1위 또는 2위를 거둬 특별승급을 하는 방식이다.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등급 조정보다는 빨리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는 특별승급을 선수 모두가 바라고 있지만 바늘구멍과 같은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하기에 이를 통과하기는 여간 쉽지 않다.



손제용 경륜선수(28기, 수성)

▲손제용 경륜선수(28기, 수성).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철 경륜선수(28기, 청주)

▲김준철 경륜선수(28기, 청주).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특별승급 선수 7명, 주눅 들지 않고 맹활약

올해 광명 17회차까지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는 총 7명이다. 작년 이맘때 14명이 특별승급한 점과 비교하면 반 토막 났다. 선발급에서 5명, 우수급에서 2명이 상위 등급으로 진출했는데, 눈에 띄는 점은 이 중 6명이 28기 신인이란 점이다.


예전에는 상위 등급으로 진출한 선수들 활약상은 극히 적었다. 한 단계 도약은 했으나 낮은 득점으로 인해 자리 잡기에 어려움이 있어, 본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여전한 기량 차를 경험하며 곧바로 다시 강급 위기로 내몰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올해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 활약상 상당하다. 선발급에서 우수급으로 진출한 박건이(28기, 창원 상남), 김준철(28기, 청주)가 대표적인 예다. 박건이는 빠르게 특별승급에 성공한 뒤 여세를 몰아 우수급에서도 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17연속 입상 행진이란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꿈의 무대인 특선급 진출이 걸렸던 광명 13회차 결승전에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에도 좋은 활약을 벌이고 있다.


박건이 못잖게 김준철도 17연속 입상 행진을 달렸다. 박건이와 다른 점은 결승전이 아닌 일반 경주에서 내선에 갇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대목이 두고두고 한이 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김준철은 4월28일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우수급 결승전에 진출해 3위를 차지하며 향후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는 평가다.




그밖에 최근 특별승급에 성공한 유연우(28기, 가평), 성용환(28기, 금정), 김태율(28기, 창원 상남)도 강한 체력과 젊은 패기로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특히 우수에서 특선으로 특별승급한 경륜훈련원 28기 수석 졸업생 손제용(수성)은 임채빈 다음으로 완벽한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첫 출전과 동시에 우수급에서 깔끔하게 9연승을 달리며 특선으로 올라선 뒤 결승전을 제외하고는 항상 입상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선으로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가 승률 25%를 기록한다는 점은 역대 기록을 살펴봐도 좀처럼 찾기 어려운 놀라운 성적이다.


28기 이외에 올해 유일하게 특별승급에 성공한 정태양(23기, 세종)도 우수급으로 강등 후 딱 한 차례 5위가 '옥에 티'일 뿐 빠르게 재도약에 성공했다. '자력승부의 명가' 세종팀에 속한 정태양이라 과거 그가 자랑했던 선행력과 함께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며 특선급에 안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건이 경륜선수(28기, 창원 상남)

▲박건이 경륜선수(28기, 창원 상남).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정태양 경륜선수(23기, 세종)

▲정태양 경륜선수(23기, 세종).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강급 선수는 왕이다' 이제는 흘러간 노래

승급한 선수와 달리 강급한 선수들 지위는 예전만 못하다. 강급 선수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비록 상위 등급에서 활약은 저조했어도 강급 이후 차원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소위 '왕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강급한 선수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이에 대한 원인을 경륜 전문가들은 득점체계 변화에서 찾는다. 과거에는 강급한 선수는 높은 득점을 갖고 한 단계 아래 등급이 됐기 때문에 자리를 잡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바뀐 득점체계로 B2 혹은 A2 등급으로 강급되는 경우가 많아져 기존에 득점이 높은 선수들이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강급된 선수라 할지라도 예전처럼 편하게 선행형 선수 뒤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자력승부와 경기운영능력이 보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경륜 전문가들은 “현재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 활약상이 대단하다. 그레서 하위등급에서 올라왔다 해서 무시하기보다는, 주목할 만한 선수로 여겨야 한다"며 “이에 반해 강급한 선수라 해서 당연히 아래 등급에서 성적이 좋을 것이라 맹신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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