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줄어드는 소비인구…해법은 고수익 먹거리·생산비용 절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5.24 07:05

■ ‘수요부족 위기’ 식품·외식업계 지속가능전략 몰두

건강기능식·비건식 등 신수익원 발굴로 미래 대비

제조·서빙에 로봇 투입 인력난·고비용 효율성 개선

저출산·고령화 확산은 소비인구 감소 문제로 직결된다. 수요부족 위기에 봉착한 식품·외식업계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생존전략 발굴에 주력하는 이유이다.




국내 식품·외식업계는 인구감소에 따른 매출 저하를 막기 위해 신규 수익원 창출에 매달리며 건강기능식·식물성 대체제 등 고부가가치 먹거리 육성, 인공지능(AI)를 비롯해 로봇·드론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생산력 효율화로 타개책 마련에 분주하다.


CJ제일제당 식물성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의 상품군.

▲CJ제일제당 식물성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의 상품군. 사진=CJ제일제당

소비인구 감소에 사업 다각화 돌파구…식품사 미래 먹거리 개발 경쟁

주요 종합식품사들은 차세대 먹거리로 식물성 대안식품이나 동물의 살코기·근육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 개발에 진심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2022년 신설한 식품영양기술(FNT)사업 부문을 통해 식물성 단백·배양단백·웰니스 식품소재를 육성하고 있다. 1조원 수준인 FNT사업 매출만 내년 2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대안식품 시장 선점을 위해 2021년 출시한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 매출 규모도 내년 2000억원으로 불리고, 해외 매출 비중도 70%를 달성한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풀무원도 식물성 대체육과 세포 배양육 소재를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을 개발해 내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대상도 내년 배양육을 만드는 배양 공정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위한 배양육 전담팀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2021년 출시한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로 관련 시장에 뛰어든 후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베러미트와 식물성 소스·치즈 등을 활용한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도 선보였는데, 올 3월 순대볶음 등 신제품도 내놓는 등 강한 사업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저출산 직격탄을 맞은 유업계는 기존 우유·분유 등 영·유아식 시장에서 만성환자와 고령층을 위한 건강기능식품·단백질·특수의료용식품으로 성장동력의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해 신설된 메디컬푸드 사업부를 통해 중장년 영양식·환자식 사업까지 카테고리를 넓히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의료영양 전문기업 '엠디웰아이엔씨'가 영위하던 사업을 단독 운영하는 것이다.


전문성에 힘이 실린 만큼 매일유업은 단백질 건강기능식 브랜드 '셀렉스' 운영 노하우를 보유한 자회사 '매일헬스뉴트리션'과 함께 케어푸드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후디스는 음료 제품 위주로 단백질 브랜드 '하이뮨' 생산, 판매를 강화하면서 중장년 위주였던 소비층을 젊은 세대까지 낮출 방침이다.


최근 춘천 제3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과거 OEM(주문자부착생산)방식으로만 만들던 음료 제품 자체 생산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단백질 외 차별화된 소재의 기능성 음료도 추가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도 2022년 후발주자지만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선보이며 시장 입지를 키우고 있다. 단백질 제품을 시작으로 당케어·퓨어프로틴 등 건강기능식·스포츠음료로 제품군을 넓혔고, 최근에는 파우치 음료 제품까지 출시하는 등 올해도 카테고리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화푸드테크 '스텔라피자' 조리 모습

▲로봇 기술을 도입해 전 공정이 자동화된 한화푸드테크의 '스텔라피자' 조리 모습. 사진=한화푸드테크

생산가능인구 감소 전망에 로봇 활용 '주방 자동화' 빨라져

외식업계는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인력난이 예상되면서, 제조방식 자동화를 통한 매출 강화와 함께 인력 배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다.


한화푸드테크는 최근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 운영사인 서브 오토메이션을 인수했다. 내년 100% 로봇이 만드는 피자를 국내에 선보인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한화푸드테크는 올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이 사명을 바꿔 재출범한 푸드테크 전문회사다.


롯데GRS는 올 하반기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을 기존 패티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과 함께 자사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 롯데리아 매장에 첫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협력사가 개발한 보글봇을 롯데리아 매장에 최적화된 모델로 고도화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 버거 조리 과정 중 핵심인 그리들·후라이어 영역을 자동화해 매장 순환율 증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특히, 조리 과정 중 튀김 작업이 많은 치킨업계는 이미 상용화를 시작한 단계다.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서울·수도권 매장 6곳에서 로봇 제조사 '뉴로메카'와 공동 개발한 튀김 협동조리로봇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 두산로보틱스와 협업해 로봇 종류를 확대했고, 최근에는 사용자 환경(UI)·설치 시간 단축·튀김 바구니 위치 감지 기능 추가 등 로봇 기능도 개선했다. 향후 협동조리로봇 운영 효과를 검토한 뒤 가맹점 도입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bhc도 현재 증미역점 등 일부 매장에서 튀김로봇인 '튀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반죽된 재료를 기계에 올릴 시 로봇이 자동으로 쟁반을 움직여 조리하는 방식으로, bhc는 향후 전국 매장으로 운영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1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외식산업도 일손 부족으로 이미 인건비 상승에 시달리고 있고, 매장 출점 지연 등의 부작용도 예상되는 상황"이라면서 “가맹점 출혈경쟁도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영속성을 입증하기 위해선 인재 이탈을 막으면서도, 기능로봇으로 노동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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