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장
기후변화, 자원·인력 고갈 직면 식품시장 신기술로 극복
다중 아닌 개인 소비자 맞춤형 기술과 협력 사업화 기대
“한국 푸드테크 기술력·사업성 최고…10년내 수출 1등”
“푸드테크(Food Tech)는 사회구조 변화로 발생하는 식품 연관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창발기술입니다. 푸드테크를 한류 K-문화와 연계해 미래핵심산업으로 육성하면 향후 10년 내 반도체를 넘는 대한민국 1등 수출산업이 될 수 있습니다."
이기원 한국푸드테크협의회 공동회장 겸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맞닥뜨린 국내 식품산업의 대처 해법으로 푸드테크 산업의 발전을 제시하며, 정부와 국민들의 푸드테크 육성 지원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했다.
지난 2022년 6월 출범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혁신산업으로서 푸드테크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산하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산업계, 학계가 협력하는 합동기구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이기원 회장을 포함해 신세계푸드·롯데중앙연구소·트릿지 등에서 회장단을 구성하고 있다.
급락하는 국내 출산율과 급증하는 고령인구화로 대한민국은 소비인구 감소와 제조노동력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할 대안으로 첨단기술과 융복합하는 푸드테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인구 증가와 기후위기 심화로 자원고갈 문제의 심각성을 국내보다 더 인식하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푸드테크를 미래 혁신산업을 점 찍고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기원 회장은 “푸드테크는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의 협동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로봇 도입으로 구인이 어려운 급식 사업장의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식품 공장을 자동화해 위생과 품질, 안전 문제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푸드테크 시장이 식품뿐만 아니라 외식, 유통, 의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국내시장 규모는 약 600조원, 글로벌 시장은 50배인 4경원으로 추정될 만큼 미래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다.
특히, 푸드테크 산업 핵심으로 '개인 맞춤'을 꼽으면서 “인구 감소 추세에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술 고도화까지 맞물리며 먹는 것과 관련해 수요자들의 자기 주도적 소비 성향도 짙어졌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기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까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푸드테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따라서, 개별 취향을 고려한 개인 맞춤형 영양 식품, 키오스크·식당 예약 애플리케이션 등의 첨단 주문 시스템,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가전제품 등이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상기후와 토지·사료사용,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스마트팜과 대체육, 그린바이오 등의 적정기술 개발도 활발하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이 푸드테크 전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사업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새 문화와 기술을 만들어 소비하는 속도가 빠른 나라"라고 언급한 이 회장은 “한국을 시험대로 삼아 수출유망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글로컬라이징(지역별 특색을 살린 세계화)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로컬라이징의 선행 과제로 인재 양성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창발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 회장은 강조했다.
특히, 푸드테크에 대한 관점이 제각각인 민·관·산·학 간 산업 분류를 확실시해 불협화음을 해소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통과를 앞둔 푸드테크 육성법 제정도 촉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오는 11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 UN산업개발기구(UNIDO) 등과 '월드 푸드테크 엑스포'를 연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푸드테크 사업 모델로 '월드푸드테크협의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인력난 등으로 푸드테크 산업을 키우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닌 전 세계의 현안"이라면서 “월드푸드테크협의회 100여개 국가 가입을 통해 AI와 로봇, 무인매장, 식당과 급식 등에 적용되는 표준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