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달러 붕괴’ 스타벅스 1160억원 사들여…순매수 1위
서학개미 기존 ‘최애’ 종목 엔비디아·테슬라는 순매도세
서학개미 순매수 종목 순위가 달라졌다. 기존 서학개미의 '최애' 종목이었던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아닌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MS), 게임스탑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다. ETF 중에서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구리 가격 급등에 따라 구리 관련 ETF 등이 서학개미 선호 종목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학개미들은 스타벅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지난 1일부터 28일까지 스타벅스를 8536만달러(약 116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위는 마이크로소프트(7545만달러)가 차지했다. 인텔(6364만달러)과 밈주식으로 유명한 게임스탑(4086만달러) 등도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 상위에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기술주 일색이던 지난달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달 서학개미 순매수 1위는 테슬라였다. 4월 한 달간 3억4920만달러를 순매수했지만 이달에는 상위 50위권에도 진입하지 못했다.
이 기간 엔비디아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대신 엔비디아와 테슬라는 나란히 서학개미 순매도 2위와 3위에 올랐다. 서학개미는 이달 들어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각각 10억9401만달러, 8억6073만달러어치 팔아치웠다.
순매수 순위에 변화가 나타난 데는 차익 실현과 저점 매수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다. 현재가 고점이라고 인식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22일 실적 발표 이후 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100달러도 넘어서면서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2조8000억달러로 불어나면서 나스닥 시총 2위인 애플(2조9130억달러)과의 격차를 1100억달러대로 좁혔다.
반면 스타벅스가 순매수 1위에 오른 것은 주가가 하향 곡선을 그리자 저점 매수 움직임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1분기 실적 부진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스타벅스 1분기 매출은 85억6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실적 충격 여파에 연초 90달러선에 거래되던 주가는 이달 들어 7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 28일 종가는 77.48달러로 연초(93.67달러) 대비 17.3%가 하락한 수준이다.
또 서학개미들은 밈 주식(Meme Stocks, 인터넷 상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유행하는 종목) 매수에도 열을 올렸다. 대표적인 종목이 게임스탑이다. 서학개미는 이달에만 게임스탑을 4086만달러어치 사들였다.
게임스탑은 대표적인 미국 밈 주식으로 지난 2021년 키스 질의 주도 하에 개인 투자자들이 하나둘씩 게임스탑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폭등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장중 120.7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3년 전 유행한 밈주식인 게임스탑이 다시 떠오른 데는 지난 2021년 게임스탑 폭등을 일으켰던 키스 질(Keith Gill)이 지난 13일 3년 만에 X(옛 트위터) 계정에 게시물을 올리면서부터다. 지난 13일 게임스탑 주가는 하루 만에 74.4%가 폭등했다. 게임스탑 주가가 반등하자 서학개미들이 주가 급등을 노리고 매수에 뛰어든 것이다. 게임스탑은 이달 서학개미 순매수 9위를 차지했다.
개별 종목 외에 ETF 중에서는 S&P 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 500 ETF(VOO)'와 구리 가격 급등 영향을 받아 구리 관련 ETF인 '글로벌X구리 채굴 ETF' 등이 상위권에 새롭게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