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관 ‘오만방자’…“한국, 대만·남중국해 문제 왈가왈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4 10:30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 제기…언행 각별히 조심하고 실제 행동으로”
한미일 최근 입장 표명에 반발…韓 외교부 “대만 문제 입장 변함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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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외교부 1차관(오른쪽부터)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에서 한미일 차관 회의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한중국대사관은 “한국 측이 중국측 결연한 반대에도 미국, 일본과 대만·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반복적으로 왈가왈부(說三道四·이러쿵 저러쿵 지껄이다)하고 있다"며 한국의 언행에 대해 지적했다.




4일 대사관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주한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전날 입장문에서 한미일 3국이 최근 외교차관협의회와 국방장관회담에서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환 것에 대해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외교적 항의)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측의 이런 언급은 “중한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며 중한관계 발전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한국 측이 대만,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실제 행동으로 중한관계의 대세를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기본입장이긴 하나 주재국 외교활동에 대해 대사관이 감정적 단어를 동원해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에 대해 올바른 태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과거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중국의 이런 언급은 '오만방자'한 태도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사관은 “한미일은 모두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며, 중국과 역내 국가간 해상 문제에 개입해선 안 되고 중국 측에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고도 꼬집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미일 3국을 향해 “중국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중국을 향해 악의적 공격과 먹칠을 했다"며 비판한 바 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측 항의에 대한 입장 질의에 “대만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우리는 역내 국가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지속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양안 관계가 평화적으로 발전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측에) 여러 계기에 기본 입장을 설명하고 있고 우리 입장을 중국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달 31일 외교차관협의회에서 대만·남중국해 문제에서 중국의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2일 국방장관회의에선 대만해협 평화·안정과 중국의 불법적 남중국해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해 각국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편 지난해 6월 중국 싱하이밍 대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할 것"이란 협박성 발언을 한 이후 우리 정부는 싱 대사와의 접견을 제한하고 있다.



윤수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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