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전 비롯한 품목 소비 확대…PVC·ABS·SBR 등 마진↑
신흥국 신규 설비 가동 등 고유가 부담 벗어나…공급 부담 완화
석유화학 다운사이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으나, 원가 부담 완화와 중국발 수요 회복이 업황 반등을 견인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78.2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약 1달 만에 12.8%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감산 연장을 검토 중이지만, 가이아나·나이지리아·멕시코 등 신흥국 내 신규 설비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넷째주 미국 정제설비 가동률이 91.7%에 달하고 중국도 석유제품 재고량 축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t당 700달러를 상회하던 납사값이 지난달 682달러로 낮아진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제품 마진은 높아지는 추세다. 납사크래커(NCC) 스프레드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에틸렌 마진은 지난해 4분기 t당 274달러에서 올 1분기 289달러, 2분기에는 307달러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다.
자동차 소재·섬유 등에 들어가는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234달러에서 249달러, 합성수지를 비롯한 제품의 원료가 되는 스티렌모노머(SM)도 342달러에서 443달러로 상승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HEPE) 등 폴리에틸렌 계열 뿐 아니라 벤젠·부타디엔·톨루엔을 비롯한 제품 마진도 상승세다.
중국이 오래된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제품을 새 것으로 바꾸는 '이구환신' 정책을 펴고 있는 덕분이다. 국채 발행에 나서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의지도 불태우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올 상반기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점쳐지고 있다. 올 2분기 LG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8218억원·4855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영업이익은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롯데케미칼은 매출 5조2431억원·영업손실 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70% 가까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353억원·79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SKC·효성화학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IET는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업종이 △주요 수출대상국 경제 성장 △국제유가 부담 완화 △기저효과를 비롯한 요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도 수출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중동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유가 하락이 물류비용 절감에도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