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어디로②] 대선 앞둔 미국, 트럼프 당선 시 탄소중립・ESG 후퇴 가능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6 15:56

‘에너지 위기 이후 EU, 미국 탄소중립 동향과 향후 전망’ 보고서

“트럼프 당선되면, IRA등 탄소중립 정책 후퇴, 석유・셰일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지원 강화될 것”

“이미 수익성 떨어진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를 포함한 인프라, 방산 분야로 美ESG 투자 이동”

미국 대부분 주에서 최소 1개 이상의 ESG 금지 법안 통과시키거나 발의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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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유럽연합(EU)의회 선거가 6일(현지시간)시작된 가운데 하반기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현재의 탄소중립, 기후위기 대응 등에 대한 각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 정치매체 더 힐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두 전ㆍ현직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오차 범위(±2.2%) 내 접전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IRA를 비롯한 기존 바이든의 탄소중립 정책은 크게 후퇴되거나 폐지되고, 석유・셰일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지원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승신 C2S 컨설팅 대표는 지난 5월 발간한 '탄소중립 정치화 동향과 EU-미국 선거 이후 기후 에너지 정책 변동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에선 트럼프 재선 여부와 상관없이 이미 ESG는 수익성이 떨어진 재생에너지 중심의 투자보다는 화석연료를 포함한 인프라 분야 투자로 이동하고 있으며, 안보 이슈로 방산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내연기관차 산업의 표심을 얻기 위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 United Auto Worker)는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으로 자신들의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지지 철회를 선언한 바 있다. 또한 바이든 정부에서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설사 바이든이 연임하더라도 화석연료 산업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액손모빌(ExxonMobil), 옥시덴탈(Occidental) 등 빅오일 기업과 만나 기후・에너지 정책 전반을 논의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화석연료 산업 구애에 나서고 있다. 특히 ExxonMobil의 CEO인 대런 우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바이든을 만나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조언을 했고, 바이든이 이를 수용해 CCS, DAC기술이 '친환경'으로 인정받아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 : Inflation Reduction Act)의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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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석유 생산량 추이. 자료=Bloomberg

최 대표는 “친환경을 강조하는 바이든 정부와 환경단체의 '브랜드 밥줄 끊기 공격'(Branding Cancellation Attack) 위협에 눈치 보느라 그간 위축됐던 미국 기업들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더욱 자유롭게 경영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기업 본연의 목적인 수익성 창출을 위해 수익이 나지 않는 친환경 비즈니스를 정리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기업의 탄소중립・ESG 관련 공약이나 선언도 상당 부분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가 승리하더라도 각 주(州)별로 여전히 탄소중립・ESG 의제에 대한 입장차가 있고 민주당도 친환경 정책을 지지하고 있으므로 당분간 미국 내에서 소송 등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ESG 의제에 찬성하는 미국 주는 동부와 서부 해안 지역에 일부 존재하며, 중부 내륙 및 남부를 중심으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최소 1개 이상의 ESG 금지 법안을 통과시키거나 발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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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州)별 ESG 반대 현황. 자료=Reuter

공화당 계열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Heritage Foundation)이 트럼프 재집권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인 'Project 2025'는 '비효율적인 재생에너지와 그린뉴딜에 대한 집착이 에너지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며, 트럼프 집권 후 IRA법은 물론 재생에너지 관련 정부 부처 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정부 당시 고위관료들로 구성된 또 다른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 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인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에서도 '에너지 안보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며, 기후 의제에 치우친 바이든의 에너지 정책으로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만 높아졌다. 셰일 등 미국이 가진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트럼프가 당선돼도 IRA 등 이전 정부 정책을 완전히 뒤엎지는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IRA 세금 공제규칙 재지정 등 세부 시행령을 고치는 것만으로 이미 수익성 악화로 침체기에 빠져있는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섹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여기에 더해 트럼프 재집권 시 파리협정 재탈퇴도 예고되어 있으며, 이번에는 아예 탈퇴 후 재가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어 트럼프가 당선되면 글로벌 기후 의제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도 화석연료 발전원 조기 폐지,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등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거나 달성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기존 기후에너지 공약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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