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시 트레이더(사진=로이터/연합)
ESG를 둘러싼 유럽연합(EU) 당국의 규제 강화가 미국 증시 폭락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유럽증권시장청(ESMA)이 최근 공개한 ESG 펀드 가이드라인이 미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앞서 ESMA는 펀드매니저들이 EU 시장에 상품화한 펀드 이름에 ESG나 지속가능성 관련 용어를 사용하기 위한 필수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펀드 상품에 ESG란 용어가 사용되기 위해선 운용되는 주식 중 최소 80%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 목표에 실제로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또 ESG 펀드들은 더이상 파리 기후협약 부합 벤치마크(PAB)에 제외된 주식들도 담을 수 없다.
ESMA는 “펀드 이름에 ESG나 지속가능성 용어 사용으로 인한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 최종안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특히 미국 주식에 비중확대 전략을 택하는 펀드매니저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새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그동안 보유했던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데 미국 증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게 모닝스타의 분석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ESMA의 새 가이드라인으로 매각될 수 있는 글로벌 주식 중에서 주식 가치 기준으로 42%가 미국에서 나오고 프랑스가 중국이 각각 17%, 12%로 뒤를 이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또 ESMA의 새로운 지침으로 영향받을 수 있는 유럽 펀드들이 약 4300개에 달한 것으로 확인했는데 1600개 이상의 펀드들은 ESG란 상품명을 유지시키기 위해선 최대 400억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에너지, 철도 및 방산 등을 포함한 산업, 기초 원료가 가장 취약한 섹터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주식의 경우 엑손모빌, 슐룸버거, 웰스파고, 셰브런이 유럽 ESG 펀드에서 매각될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모닝스타 서스테이널리틱스의 호톤세 비오이 지속가능 투자 총괄은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상품명을 살펴 당국의 규제를 따를 것이라며 “그린워싱 지적이 주기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들은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펀드 포르폴리오를 ESMA 가이드라인에 맞게 재설계하는 대신 아예 다른 이름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모닝스타 서스테이널리틱스의 아서 카라비아 ESG 정책리서치 책임은 “많은 펀드들이 상품명에서 ESG나 이와 관련된 용어를 삭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 요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환'과 같은 용어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