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계부채 비율, 새 GDP 적용에도 여전히 세계 1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09 12:56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4%에서 93.5%로 6.9%P 낮아졌다.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4%에서 93.5%로 6.9%P 낮아졌다.

국민총생산(GDP) 등의 지표가 개선됐음에도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여전히 세계 주요국 중 1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하락하는 데 그쳤다.




9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기준 연도를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한 데 따라 100.4%에서 93.5%로 6.9%P 낮아졌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122.3%에서 113.9%로 8.4%P 내려갔다.


이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규모가 그대로임에도 '분모'에 속하는 지난해 명목 GDP 규모가 2236조원에서 2401조원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다만 GDP가 크게 늘어난 뒤에도 각 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들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새 기준 연도에 따르더라도 세계 34개 나라(유로지역은 단일 통계)중 가장 높았다.


세계 2위인 홍콩(93.3%)과의 격차가 7.1%P에서 0.2%P 로 줄었지만 한국을 제외한 33개국 평균치(34.2%)를 크게 웃도는 1위를 유지했다. 태국(91.6%), 영국(78.5%), 미국(72.8%) 등 5위권 국가들과도 차이가 작지 않았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의 경우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한국 순위가 세계 4위에서 5위로 한 단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114.5%로 종전 5위에서 4위로 올라서며 한국과 자리를 바꿨다.


홍콩이 258.0%로 다른나라들 대비 월등히 높은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중국은 166.5%, 싱가포르 130.6%등 아시아 국가들이 뒤를 이었다.




한은과 기재부는 옛 기준 연도에 따른 지난해 말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 비율을 각각 1004.4%와 122.3%로 추산한 데 비해 IIF는 이를 100.1%와 125.2%로 조금씩 다르게 제시한 차이가 있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이번 주께 지난해 말 기준 각국의 부채 비율을 공개할 예정이며 당장 한국의 기준연도 개편 결과를 반영할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이번 기준 연도 개편에 따라 100% 선을 넘은 적이 한 번도 없게 됐다. 새 기준에 의하면 지난 2021년 말 기준 98.7%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이후 2022년 말 97.3%, 2023년 말 93.5% 등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기준 연도 개편 전의 종전 최고치는 2021년 말의 105.4% 였다.


그동안 100% 선은 가계부채 관리의 기준점처럼 여겨져왔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저의 책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같은 달 17일 국감에서 “내년과 후년에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100% 이하로 내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100% 하회라는 당초 정책 목표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아닌 기준 연도 개편에 따른 명목 GDP 증가로 달성하게 된 모양새다. 한은은 이달 하순경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해 새로운 기준 연도가 적용된 각종 지표를 토대로 건전성 관리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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