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 폭탄’ 키움증권, 임원은 보수 챙기고 떠나며 직원은 홀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17 15:35

직원 급여 총액 20.17% 감소 인센티브 ‘0’도

김익래 회장 퇴직금까지 29억원 지급과 대비

키움證, 임직원 괴리감 커져…직원사기도 ‘뚝’

프로야구 스폰서십 100억 지출에도 불만 폭주

키움증권 직원들이 지난해 일회성 비용 증가로 급여가 줄고, 일부 부서에선 성과급이 한푼도 나오지 않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키움증권 직원들이 지난해 일회성 비용 증가로 급여가 줄고, 일부 부서에선 성과급이 한푼도 나오지 않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키움증권 사옥. 에너지경제신문DB

키움증권 직원들이 지난해 일회성 비용 증가로 성과급과 인센티브가 한푼도 나오지 않은 부서가 발생하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직원과 달리 임원들은 퇴사 후 관계사로 옮겨 고연봉을 유지하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키움증권은 오너의 승계작업에서 촉발된 신뢰도 리스크로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스폰서 비용으로 매년 100억원을 지출하고 있는 점도 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소다.




직원 보수가 더 줄었네…이 와중에 퇴직금 챙긴 회장

1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주요 경영진의 작년 보상항목을 보면, 급여 및 상여 지급액은 86억3321만원으로 전년(98억9418만원) 대비 12%가량 줄었다. 하지만 특히 보수지급금액 5억원 이상이 되는 임원들이 전부 작년 상여금 또는 성과급을 받았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작년 상반기에만 보수 28억9796만원을 받아갔다. 작년 주요 경영진의 보상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원은 김 전 회장이다. 키움증권의 신뢰도가 저하된 주된 요인으로 '승계'작업의 핵심인물이기 때문에 직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세부내역을 보면 1월부터 5월까지 받은 급여만 4억6566만원이다. 퇴직금이 22억6483만원, 상여금이 1억6543만원이었다. 이는 김 전 회장이 지난해 5월 소시에테제네랄(SG) 주가조작 사태 연루 의혹에 책임을 지고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까지 지급된 내용이다.


홍완기 이사대우는 작년 급여를 총 8억8707만원을 받았다. 이 중 상여금(성과급 포함) 총액은 7억7967만원으로 2022년 상반기(4억4577만원)와 2023년 상반기(3억3390만원) 성과급도 챙겼다. 이현 다우키움그룹 부회장도 작년 한해 총 보수 6억9836만원을 받았다. 여기엔 2022년 하반기 상여금(4억3709만원), 2023년 상반기상여금(2억625만원)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작년 키움증권의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내 직원 급여 총액은 955억3566만원으로 전년 1196억8834만원 대비 20.17%가 감소했다. 즉 경영진 대비 일반 직원들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더 감소한 셈이다.


올해 1분기에도 직원 급여는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판관비 내 직원 급여 총액은 298억975만원으로 직전 분기 327억4586억원 대비 11.71% 줄어들었다.




문제는 키움증권 직원들의 성과급과 인센티브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다. 키움증권 리테일 관련 부서는 올해 지난해보다도 낮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았다. 작년과 올해 성과급과 인센티브를 한 푼도 받지 못한 부서도 다수 있었다. 증권업계 특성상 회사 전 직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이나 성과급도 중요하지만, 영업 실적에 따라 개인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중요하다.


키움증권 직원들의 성과급과 인센티브가 감소 또는 지급되지 못한 배경으로는 작년 영풍제지 사태로 미수금(-4900억원)이 발생한 것이 꼽힌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시장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냈음에도, 기조가 바뀌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실제 키움증권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455억원으로 직전 분기 1892억원 당기순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377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영풍제지 사태로 키움증권 미수금에 책임이 있는 임원들이 관계사로 이직하면서 책임에서 벗어난 점도 직원들이 사기를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일레로 황현순 전 키움증권 대표는 현재 다우키움그룹 계열사 '사람인'의 대표이사다. 황 대표는 작년 10월 키움증권이 영풍제지 사태로 자진사임 의사를 밝힌 후 퇴사했다.


야구 스폰서 계속할때?…매년 100억 '한숨'

키움증권이 작년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프로야구 메인 네이밍 스폰서 후원 계약은 연장되면서 직원들의 한숨은 더 커졌다. 작년 키움증권은 2019년 히어로즈와 체결했던 네이밍 스폰서 후원 기간(5년)의 마지막 시즌이었다.


그러나 2023년 3월 23일 키움증권과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2028년까지 연장했다. 계약 금액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 동안 최소 550억원, 인센티브 포함 695억원이다. 매년 야구 스폰서로 100억원 이상 지출되는 셈이다.


문제는 키움 히어로즈가 지난해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했고, '야구 마케팅' 효과도 사실상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키움증권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기준 키움증권의 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29.5%로 전년 동기 대비 1.0%포인트 내려앉았다.


키움증권은 수탁수수료 1위 자리도 뺏겼다. 키움증권의 1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1729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1804억원)에 뒤지며 1위 자리를 3년 만에 내주고 말았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프로야구 마케팅'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직원들의 생각은 부정적"이라며 “키움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마케팅효과로 매년 100억원 이상을 베팅하고 있는 것인데, 경쟁력에서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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