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변호인단이 이혼 소송 재판부가 판단 오류를 인정했음에도 판결에 영향 없다고 밝힌 점에 의문을 제기했다. 판결경정 결정이 최종 판결에는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재판부의 입장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고법 가사2부는 판결경정 결정에 대해 이날 언론사에 설명자료를 배포했다"며 “기존 판결문은 1994년 대한텔레콤 주식 인수부터 2009년 주식 상장 시점까지를 대상으로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 회장 간 주식상승비율의 기여분을 비교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따르면 최종현 선대회장의 기여 기간인 1994년 11월~1998년 5월까지를 125배(판결경정 이후) 상승, 이후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인 2009년 주식 상장까지는 35.6배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으나(125 : 35.6) 전날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 측이 제기한 치명적 오류를 의식해 '12.5 : 355'를 '125 : 35.6'으로 경정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언론사 설명자료에서는 최 회장의 기여 기간을 올해 4월까지 26년간으로 늘리면서 160배가 증가한 것으로 기술(125 : 160)했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이러한 논리를 견지하려면 판결문을 올해까지 비교기간을 늘리도록 추가 경정을 할 것인지 궁금하며 이에 대한 해명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실질적 혼인관계는 2019년에 파탄이 났다고 설시한 바 있는데, 올해까지 연장해서 기여도를 재산정한 이유도 궁금하다"며 “오류 전 12.5 : 355를 기초로 판단했던 것을 125 : 160으로 변경했음에도 판결에 영향이 없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판결문의 일부 수정이 있었더라도 재산분할의 비율과 대상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이 전날 판결문 수정에 따라 SK주식 가치 상승 기여도를 최종현 선대 회장이 125배, 최 회장이 35.6배라고 주장한 것도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재판부가 판결 정정에 이어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까지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판부는 “판결문 수정은 최 회장 명의 재산형성에 함께 기여한 원고 부친·원고로 이어지는 계속적인 경영활동에 관한 '중간단계'의 사실관계에 관해 발생한 계산오류 등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최종적인 재산분할 기준시점인 올해 4월 16일 기준 SK주식의 가격인 16만원이나 구체적인 재산 분할 비율 등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앞서 1994년 11월 최 회장 취득 당시 대한텔레콤(SK C&C의 전신) 가치를 주당 8원, 최종현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에는 주당 100원, SK C&C가 상장한 2009년 11월에는 주당 3만5650원으로 각각 계산했다.
다만 최 회장 측이 이에 대해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자 1998년 5월 가치를 주당 1000원으로 수정했다.
재판부는 또 “최종현 회장이 지극히 모험적이고 위험한 경영활동을 할 수 있던 배경은 사돈 관계였던 노 관장의 부친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룹 경영의 보호막 내지 방패막으로 인식해 결과적으로 성공한 경영활동과 성과를 이뤄냈다"고 했다.
경정에 대해서는 “판결 이유에 나타난 잘못된 계산오류와 기재 등에 대해서만 판결 경정의 방법에 의해 사후적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