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탈탄소·전기화 트렌드 입각, 고효율 HVAC 개발
LG전자가 혹한에서도 고성능을 내는 차세대 히트 펌프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해 북미·유럽·아시아를 잇는 글로벌 연구·개발(R&D) 트라이 앵글을 구축한다.
LG전자는 현지시간 18일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차세대 냉·난방 공조(HVAC) 제품에 적용할 히트 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유럽 첨단 히트 펌프 연구 컨소시엄(ECAHR)'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컨소시엄에는 한랭지 난방·공조 등 연구가 활성화된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 2세 대학교가 동참한다.
LG전자는 앞서 지난해 11월 미국에 'LG 알래스카 히트 펌프 연구소'를 신설한 데 이어 이번 컨소시엄 구축으로 유럽 지역에 특화된 히트 펌프 기술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 8월에는 중국 유수 대학과 손잡고 하얼빈에도 한랭지 히트 펌프 연구소를 구축해 북미·유럽·아시아에 다양한 지역별 기후 특성과 가옥 구조 등 환경까지 고려한 차세대 히트 펌프 R&D 인프라를 확보할 예정이다.
한랭지에서는 냉매를 압축시키는 압력이 줄어 난방 성능을 높이기 쉽지 않다. 올해 초 북유럽은 기온이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는 기록적인 강추위를 기록한 바 있다. 북유럽은 북미 알래스카 지역과 비교하면 기온은 비슷하지만 습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LG전자는 북유럽의 혹한에서도 최고 수준의 난방 성능을 내는 히트 펌프를 만들기 위해 이번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와는 히트 펌프 성능 평가와 환경을 분석하고,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교와는 히트 펌프 사이클 분석과 함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협업한다. 나폴리 대학교와는 기존 가스 보일러와 히트 펌프를 연동한 제어 등을 연구한다.
미국 LG 알래스카 히트 펌프 연구소에서는 눈·비·극저온 등 다양한 환경 조건을 반영해 장시간 반복적인 테스트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제품의 난방 성능은 물론 전반적인 품질, 신뢰성 등이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맞춤형 냉난방 솔루션을 앞세워 공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고효율 히트 펌프 냉·난방 시스템은 글로벌 전기화·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전자 히트 펌프 냉난방 제품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핵심 부품 기술력인 '코어 테크'로부터 비롯된다. LG전자는 공조 제품을 포함한 가전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와 모터를 자체 개발해 생산한다. 또 열 교환기·인버터·히트 펌프 기술 등을 진화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R&D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LG전자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냉·난방 공조 사업에서 '현지 완결형 체제'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R&D 부터 판매와 유지·보수까지 이르는 모든 단계를 판매처인 현지에서 수행하는 시스템을 갖춰 나간다. 그 일환으로 미국, 인도 등 세계 43개 국가, 62개 지역에 HVAC 아카데미를 갖추고 매년 3만 명이 넘는 냉난방공조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는 지난해 '2030 미래 비전' 발표를 통해 회사의 3대 성장 동력 중 하나로 B2B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특히 B2B 사업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 사업의 경우 매출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 종합공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