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80은 출시 초반부터 주목받았던 차다. 유명인사들이 '멋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스스로 이 차를 홍보해줬다. 지난 2021년에는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이 차를 타다 전복사고를 당했지만 멀쩡히 걸어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말 GV80의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상품성을 다듬었다. 운전자들이 주목한 점은 이 과정에서 '쿠페' 버전이 출시됐다는 것. GV80 특유의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감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스타일까지 잡았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제네시스 GV80 쿠페를 시승했다. 꽤 역동적이고 과감한 실루엣이 눈길을 끈다. 얼핏 봤을 때는 일반 GV80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파라볼릭 라인과 루프라인의 조화, 더블 레이어드 크레스트 그릴 등이 어우러져 압도적 존재감을 발산한다.
업체 측은 이 차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실용성과 스포티함을 결합시켜 탄생한 고성능 감성의 쿠페형 SUV라고 소개하고 있다.
확장된 에어 인테이크와 액티브 에어플랩, 총 4개의 에어 벤트 등이 달리고 싶은 인상을 만들어준다. 금방이라도 질주할 것 같은 날렵한 측면부 라인도 인상적이다. 쿠페답게 루프랙이 유려하게 디자인됐고 쿠페 전용 20·22인치 신규 휠이 적용됐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65mm, 전폭 1975mm, 전고 1710mm, 축거 2955mm다. BMW X6와 비슷한 수준이다. 전폭이 30mm 좁고 축간 거리가 20mm 짧은 정도다.
실내 공간은 충분하다. 2열 머리 위 공간도 잘 뽑혔고 트렁크와 1열 공간도 손해를 본 느낌은 없다. 엔진룸, 샤시 등을 최적화하고 후석 리클라이닝 기능을 적용해 경쟁력 있는 실내 거주 공간을 확보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특히 실내가 쿠페만의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전용 디자인으로 구성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투 톤 컬러의 D컷 스티어링 휠, 독특한 패턴의 카본 가니쉬, 쿠페 전용 패턴과 스티치를 적용한 시트 등이 대표적이다.
GV80 쿠페는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m의 힘을 내는 가솔린 3.5 터보 엔진을 품었다. 특히 쿠페 모델은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e-S/C) 엔진 라인업도 갖췄다. 최대토크 발휘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어 운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은 안정적이다. GV80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안정적인 승차감을 잘 계승했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이 거의 없다보니 이동이 더욱 편안하게 느껴진다. 힘도 충분하다. 운전자가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만큼 속도를 낼 수 있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상당히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전방 노면 정보를 사전에 인지해 적합한 서스펜션 제어로 탑승객에게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제네시스는 이 차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횡풍 안정성 제어' 기능도 넣었다. 고속 주행 중 강풍 발생시 조향 및 제동 제어를 이용해 고속 주행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게 골자다. 인공지능(AI)이 노면을 판단해 적합한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는 '오토 터레인 모드'도 활용할 수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더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보여줬다. 앞차와 거리를 효율적으로 조절해주는데다 차선까지 잡아줘 만족스러웠다. 갑작스럽게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도 융통성있게 엔진 회전수를 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네시스는 GV80 쿠페에 △각 열의 온도, 모드, 풍량을 각각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독립제어 풀오토 에어컨 △디지털키 2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콘솔 암레스트 수납함 자외선 살균 기능 △열선 암레스트 △실내 향기 시스템 △2열 터치 타입 아웃 사이드 핸들 센서 등 편의 사양도 넣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의 가격은 8255만~91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