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찾는 재계 총수들···키워드는 ‘내실 다지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6.30 10:31

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등 국내외 광폭행보

미래 사업 챙기고 美 빅테크 CEO와 회동···“여름휴가도 반납할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부터).

재계 주요 기업 총수들이 '현장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소 등 미래 사업 역량 강화를 직접 챙기는가 하면 미국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이어 만나며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 발굴을 위해 우군을 확보하는 '내실 다지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다녀온 이후 젊은 인재 양성 과정까지 둘러보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가 교육기회 균등 제공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도 문호를 연 것도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SSAFY 광주 캠퍼스(2022년 10월), 부울경 캠퍼스(2022년 11월), 대전 캠퍼스(작년 2월)를 연이어 방문해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2021년 9월에는 SSAFY 서울 캠퍼스를, 2019년 8월에는 SSAFY 광주 캠퍼스를 찾기도 했다.


해외 출장 일정도 다수 소화하고 있다. 5월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 직후 출국한 이 회장은 2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자택에서 단독 미팅을 가졌다. 이후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CEO를 만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미국 동부 뉴욕·워싱턴DC 일정을 마친 뒤 서부로 이동,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이번 출장에서 삼성의 스마트폰, TV, 가전, 네트워크, 메모리, 파운드리 부문의 기존 고객사와 협력을 확대하면서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결합해 윈윈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구축에도 힘을 쏟았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6월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을 찾아 회동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6월1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택을 찾아 회동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6월26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6월26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난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종횡무진 국내외를 누비고 있다. 현재 미국 출장 중인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빅테크 리더들과 잇따라 만났다. 지난 4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달 초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과 회동하며 'AI 파트너십'을 모색한 것의 연장선이다.


최 회장은 자신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에 “AI라는 거대한 흐름의 심장 박동이 뛰는 이곳에 전례 없는 기회들이 눈에 보인다"며 “모두에게 역사적인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라고 적었다.


SK그룹이 6월 28∼29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자리에서 최 회장은 AI와 반도체 분야 집중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월27일 제주시 구좌읍 수소 수전해 실증단지 내 '탄소없는 섬'(CFI) 에너지미래관에서 진행된 '소방관 회복지원 수소버스 전달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모두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는 같은 가치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만드는 영웅들이 지지치 않고 본연의 임무를 안전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같은 날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산업 동향도 둘러봤다. 이날 최초로 공개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살펴보고, 수소에너지의 순환과 모빌리티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하는 상설 미니 쇼케이스를 관람했다. 특히 부산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의 전시관도 일일이 찾아 미래차 관련 기술을 파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6월27일 부산 벡스코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산업 동향을 둘러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이 6월27일 부산 벡스코서 열린 '2024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산업 동향을 둘러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6월1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소재 LG전자 생활 가전 생산 공장을 찾아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

▲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6월17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소재 LG전자 생활 가전 생산 공장을 찾아 스마트 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최근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 등을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리더들과 회동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LG 사업장 외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을 찾아 AI 분야 최신 기술 동향을 살폈다.


구 회장은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와 만나 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산업 영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AI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를 찾아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원'의 구동을 살펴보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주요 기업 총수들이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한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대선, 글로벌 관세 전쟁 등 경영 관련 각종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그룹 내실을 다지고 해외에서 우군을 확보하는 작업이 중요한 시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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