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파주시 인허가 2-5-7플러스, 혁신행정 가속페달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4 23:12
김경일 파주시장

▲김경일 파주시장. 제공=파주시

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건축이나 개발 사업 추진은 허들 경기와 비슷하다. 부지를 매입해 등록절차를 거치고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공사 첫 삽을 뜨기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일이 없다. 특히 뛰어넘기 힘든 허들은 인허가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 중 한 번만 '삐끗해도' 사업 자체가 동력을 잃기도 한다.




특히 건축주는 인허가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에 늘 촉각이 곤두서있다. 인허가 종목별로 법정처리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늘이려고 하면 고무줄처럼 얼마든 늘어날 수 있다. 인허가 지연으로 인한 고통과 손실은 늘 민원인 몫으로 남겨지기 마련이다.


파주시 인허가 2-5-7 업무처리 흐름도

▲파주시 인허가 2-5-7 업무처리 흐름도. 제공=파주시

인허가 처리 7일만에 완료…시민호평 수직상승

파주시가 시범운영을 거쳐 작년 7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민원행정 서비스 2-5-7'을 통해 전문지식이나 고급정보가 없어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5-7은 건축주나 대행업체가 인허가 민원을 신청한 후 7일 이내 처리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한 제도다. 민원인이 시청 허가과에 인허가 민원을 접수하면 이후 2일 이내에 모든 관련 부서에 개별법 검토를 요청하고 협의를 진행한 후 5일 이내 검토사항이나 보완 요구사항을 취합해 7일 이내 허가-보완-반려-불가 등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식이다.


제도 준수율은 시행 후 6개월 만인 작년 12월 말 이미 99%를 넘어섰다. 6개월간 총 1613건의 민원 신청 건 중 법령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취하 처리된 경우를 제외하고 '7일 이내 보완통보'라는 제도준수 기준일을 넘어선 민원은 단 4건에 그쳤다. 제도 시행 이후 인허가 절차를 직접 경험한 민원인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시 법원제2산단 가구공장 신축

▲파주시 법원제2산단 가구공장 신축. 제공=파주시

“공장 건축허가 1주일 만에 완료…상상 초월"

파주시 월롱면에서 책상과 식탁 등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 중인 김준영씨는 올해 3월 말 새 사업장 신축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면서 2-5-7을 처음 경험했다. “예전에 월롱에 공장을 지으려고 인허가를 받을 때는 시간이 엄청 걸렸는데, 이번에 법원 산단에 들어갈 때는 인허가 받는데 7일밖에 안 걸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법원 제2산업단지 내 부지를 분양받아둔 김준영씨는 제일 먼저 부지 등록을 위해 시행사에 대행을 맡겼는데 시간만 소요될 뿐 이렇다 할 결과를 들을 수 없어 답답했다. 결국 김준영씨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산단 입주 절차와 관련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탓에 서류 준비과정에만 석 달이나 소요됐다.




우여곡절 끝에 산단 입주계약을 마쳤지만 공장 건물을 지으려면 건축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인허가가 제때 처리되지 않아 장마철 이전에 공사를 마무리 지으려던 계획이 혹 틀어지진 않을지, 김준영씨는 여전히 불안했다. 만에 하나 인허가가 지연돼 공사기간이 장마철과 맞물리게 될 경우, 공사가 지연돼 건축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김준영씨는 건축허가가 처리 완료됐다는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파주시청 허가과에 민원을 신청한지 불과 1주일 만이다. 김준영씨는 “건축허가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입주절차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줘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파주 서영대학교 서영관 증축

▲파주 서영대학교 서영관 증축. 제공=파주시

“민원행정 2-5-7을 만난 행운, '긍정의 인허가' 경험"

“우리 학교가 파주에 온 것도 행운이지만 정말 좋은 시기에 이번 건축물 증축허가를 접수하게 된 점은 분명 커다란 행운입니다."


김광석 서영대학교 건축디자인과 학과장은 작년 6월 말 학교 건물 증축을 추진하며 파주시 인허가 행정처리 절차를 경험하며 느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파주시청 허가과는 김광석 교수가 민원을 신청한 첫날부터 즉시 모든 관련 부서에 협의를 요청했고, 모든 답변을 취합해(증축 민원이 신청된 지) 4일째 되는 날 보완해야 할 사항에 대해 통보했고, 이후 10일 만에 허가절차가 완전히 끝났다.


2011년 서영대는 신축 이래 여러 차례 건축계획에 변경이 있을 때마다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며 파주시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라졌다는 걸 확실하게 느꼈다.


김광석 교수는 “이유가 뭔지 알아보니 '파주시 민원행정 서비스 2-5-7'이란 말을 전해 듣고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인허가 과정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부정적인 면이 따를 수밖에 없는데, 파주시는 시민에게 2-5-7의 7처럼 행운을 느낄 수 있는 긍정의 인허가를 경험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파주시 인허가 민원처리기간 단축 현황

▲파주시 인허가 민원처리기간 단축 현황. 제공=파주시

파주시 최근 3년간 인허가 보완율 현황

▲파주시 최근 3년간 인허가 보완율 현황. 제공=파주시

2023년 상반기 인허가 처리기간 41일→ 하반기 18일

2-5-7 제도에 대한 높은 평가는 건축주와 대행업체 관계자 등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로도 확인된다. 응답자 중 93%가 건축주가 차지했던 올해 6월 조사 결과 만족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6점에 달했다.


민원인들이 높은 평점을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에는 단연 인허가 처리기간 단축에 있다. 파주시 허가과 분석에 따르면, 2-5-7 제도가 전면 시행된 2023년 하반기에 신청된 인허가 민원의 평균 처리기간은 18일로 나타났다. 이는 2-5-7 시행 직전 6개월, 즉 2023년 상반기 인허가 민원 신청 건의 평균 처리기간이 41일이던 점과 비교하면 무려 57%나 단축된 결과다.


인허가 처리기간 단축 효과 외에 서류가 미비해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사례도 점차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5-7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22년 인허가 민원 중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 비율이 91%, 2023년 88%, 2024년 5월 말까지 집계된 보완율은 77%로 2-5-7 전면 시행 이후 보완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시에는 현재 18개 산업단지가 가동 중이며, 5개 산업단지가 추가 조성되고 있다- 오산산업단지 전경

▲파주시에는 현재 18개 산업단지가 가동 중이며, 5개 산업단지가 추가 조성되고 있다- 오산산업단지 전경. 제공=파주시

문턱 낮춘 인허가, 투자심리 촉진…민생경제 활력

100만 자족도시를 향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고 있는 파주시가 인허가 행정 혁신에 공을 들이는 점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떤 거창한 도시계획도 인허가가 알맞게 집행되지 않는다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파주시는 10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성장 발전해나가고 있다.


더구나 고물가-고금리로 경제가 크게 위축되며 저성장 시대가 예견되는 시기인 만큼, 인허가 행정 혁신을 통해 문턱을 낮춰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은 더 절실해졌다. 빠르고 간편한 행정 처리가 투자심리와 수요 촉진에 일조하기 때문이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14일 “항상 빠름이 정답은 아니다. 차근차근 기반부터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대목도 있다. 그러나 성과를 보여줄 때는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며 “시민이 만드는 파주를 위해 시민의 현장 속 목소리를 듣고, 확실하고 실질적인 민생 지키기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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