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의 역습…편의점 “밤 영업 접고, 알바 줄여야할 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6 17:05

1만30원 결정됐지만 주휴수당 포함하면 ‘1만2천원대’

고금리·전기료 가중에 엎친데 덮친격…폐점까지 우려

야간영업 중단·무인점포 증가 움직임 더 확산될 전망

“전기료 20만원 지원조차 빠져…현실적 지원책 필요”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 기준 1만30원으로 최근 결정되자 최소한 인상 동결을 요구해 온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1인 가맹사업자로 비정규 시간제(아르바이트) 노동력에 의존도가 높은 편의점주들은 비록 내년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이지만, 고금리·고물가 등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과 임대료·전기료 등 운영비용 부담 가중이 언제 풀릴 지 모르는 상황이라 속앓이만 더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업계에선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일정 부분 수입 감소로 이어질 경우 일부 점주들이 야간영업을 포기하거나 최악의 경우 폐점을 결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한다.



반대로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편의점을 무인매장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마다 24시간 매장 비중 줄고, 무인화 매장은 늘어나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 9860원보다 170원(1.7%) 올린 1만30원으로 심의의결했다.




그러나, 주휴수당(1주일 동안 소정 근로를 모두 충족한 직원에게 지급되는 유급휴일임금)까지 포함하면 개별 편의점주가 아르바이트 직원에 지급하는 실질적인 최저임금 수준은 1만2000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근로자에겐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편의점주들은 정부에 지속적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따라서, 편의점업계는 지속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점포 운영 부담이 커진 만큼 앞으로 야간영업 중단 및 무인화 매장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내다본다.


실제로 야간영업을 중단하는 편의점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덩달아 무인화 매장도 확산되는 추세다.


GS리테일의 GS25에 따르면, 24시간 미운영점 비중이 2019년 14.7%에서 △2020년 16.4% △2021년 19.2% △2022년 20.2%에 이어 지난해 21.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이브리드(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와 완전무인점포 수도 늘고 있다. GS25의 하이브리드와 완전무인점포는 2019년 각각 9개, 12개에서 지난해 각각 734개, 82개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런 양상은 BGF리테일의 CU도 마찬가지다. CU의 하이브리드 점포는 △2019년 90여개 △2020년 200여개 △2021년 300여개 △2022년 400여개 △2023년 400여 개로 해마다 매장 수를 불리고 있다.


최저임금 올라 청년 알바 대신 중장년층 몰리는 판

또한, 편의점주들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가장 큰 부작용은 어려운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계 회장은 “예전에는 20~30대 초반만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는데, 지금은 40~50대 지원자가 너무 많다"고 전하며, “이유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중년층이 도맡아 왔던 아파트경비, 식당일 같은 단순서비스직 일자리가 없어져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편의점주의 영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정부의 현실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중기부는 연 매출 6000만원 이하의 소상공인 대상으로 최대 20만원의 전기 요금을 지원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기존 전기요금 지원 기준(연매출 3000만원)의 2배로 확대됐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편의점주들은 '연매출 6000만원 이상 점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편의점이 이번 정부의 지원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편의점주들은 채용을 많이 하는 점포에는 전기료 지원 혜택을 확대 적용하는 방식 등 현실적 추가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한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편의점이 매출이 높다 보니까 정부가 지원해 주는 소상공인 지원도 못 받는데 실제로 가져가는 수익은 다른 자영업자보다 적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담배 매출에 대한 소득세 구간을 제외하고, 담배 판매로 인한 카드 수수료 부분을 지원하는 등의 세제 지원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