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서 미래 찾은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상품화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18 10:00

공장 기획·설계·구축·운영 등 전 단계서 최적화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시장, 2030년 370조원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 사전 점검 가능케 해
제품 중심 탈피해 무형 자산 사업화 추진 의미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이 출입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이 출입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공장 기획·설계·구축·운영 등 전 단계에서 최적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의 제조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겠다."(정대화 LG전자 생산기술원장(사장))




LG전자는 제조·생산 데이터·노하우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 진행 속도를 높인다고 18일 밝혔다.


LG그룹에서는 생산기술원이 계열사들의 생산·제조 경쟁력 제고를 이끌며 생산 컨설팅·공법 및 장비·생산 운영 시스템 개발·생산 기술 인력 육성 등 스마트 팩토리 구축·운영 노하우·기술력을 쌓아왔다. LG전자는 이를 외부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올해는 사업 원년이지만 생산기술원이 그룹사를 뺀 타 기업으로부터 수주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수주 규모는 대략 2000억원 수준으로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현재 주요 고객사는 2차 전지 제조사·자동차 부품사·물류 기업 등이다. 향후에는 반도체·제약·바이오·식음료(F&B) 등 공장 수요 증가가 이뤄질 산업군으로 적극 진입함으로써 사업 확장의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2030년까지는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사업을 외판 매출 기준 조 단위 이상 규모를 기록하는 사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글로벌 스마트 팩토리 시장 규모가 올해 1556억달러(한화 약 214조7280억원)이고 2030년 2685억달러(약 370조53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하는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 사진=LG전자 제공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하는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 사진=LG전자 제공

지난 66년 간 LG전자는 공장 설계·구축·운영을 해왔고, 최근 10년 새에는 770테라바이트(TB)에 이르는 제조 데이터와 노하우를 쌓아왔다. 스마트 팩토리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핵심 생산 요소 기술 역시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출원한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특허는 1000건을 상회한다.


LG전자는 여기에 AI·DX를 접목해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의 차별화를 추구한다. LG전자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디지털 트윈 활용 생산 시스템 설계·모니터링·운영 △빅데이터·생성형 AI 기반 설비·공정 관리·산업 안전·품질 검사 △산업용 로봇 등을 포괄한다.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은 공정 사이 찰나의 지연·미세 오차까지도 감축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둔다. 생산·제조 영역 효율이 사업의 수익성과 바로 이어져 이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평가다.


생산 속도(PPM)가 빠른 제품일수록 이의 영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제반 부품의 원활한 공급·조립·포장·검사 등 다양한 공정 사이의 지연을 줄이는 솔루션이 중요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특정 영역 단위 솔루션에 한정하지 않고 공장 기획부터 설계·구축·운영 단계까지 제조 과정 전체에 걸친 종합 솔루션 차원에서 접근한다. 고객사 여건과 업의 특성을 고려해 기존 공장에 대한 진단과 개선점 도출부터 투자 대비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자동·정보·지능화 측면에서 단계별 로드맵을 세운다.


디지털 트윈의 실시간 시뮬레이션은 생산 시스템 설계·운영 솔루션의 근간을 이룬다. 공장 설계 이전에 현장에서와 동일한 가상의 공장을 만들고 향후 지어질 실제 공장의 생산·물류 흐름을 미리 살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


공장 운영 단계에서는 가동 데이터 분석 작업을 통해 생산 라인에서의 병목·불량·고장 등을 사전에 잡아내 생산성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


공장 자동화 차원의 다양한 산업용 로봇 솔루션도 장점이다. '자율 주행 이동 로봇(AMR)'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 등 센서를 탑재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부품·자재를 공급한다. 자율 주행을 기반으로 정해진 경로 외에도 작업자나 장애물을 피해 효과적으로 움직인다.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 주행 수직 다관절 로봇'이 제품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 주행 수직 다관절 로봇'이 제품을 조립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AMR에 다관절 로봇팔을 결합한 '자율 주행 수직 다관절 로봇'은 부품·자재 운반과 동시에 로봇 팔을 활용한 조립·불량 검사 등이 가능해 다양한 작업을 끊김 없는 자동화를 해낼 수 있다. 배터리가 부족한 주변 AMR을 찾아가 배터리를 교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원활한 설비 가동·수율 관리 지원 솔루션도 유용하다. 공장 내에 설치된 센서들이 설비 노후·윤활유 부족에 기인해 발생하는 진동·소음 등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빅데이터로 원인·조치 방법을 판단한다.


거대 언어 모델(LLM) 기반 생성형 AI를 적용해 음성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오후 2시 A설비 이상 떨림"이라고 말하면 이상 신호가 서버에 기록된다. 아울러 “최근 발생한 이상 떨림과 조치법 알려줘"라고 말하면 불량 유형과 이전 조치 이력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알려준다.


LG전자는 무인화 생산 확대 추세에 맞춰 비전 AI 기반 실시간 감지 시스템도 개발했다. AI가 정상 가동 중인 공장 모습을 학습한 후 이상 상황·온도·불량 등을 감지하는 솔루션이다. 생산설비나 제품 이상은 물론, 생산 현장 내 안전모·작업 조끼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도 걸러낼 수 있어 공장 안전 관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경남 창원시와 미국 테네시주에 구축한 지능형 자율 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등대 공장으로 선정됐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이후 창원 공장의 생산성은 17%, 에너지 효율은 30% 높아졌다. 불량 탓에 발생하는 품질 비용은 70% 감소했다. LG그룹 내에서는 전 세계 40여 개 지역 60여 곳에 위치한 생산 기지가 LG전자 생산기술원의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LG전자가 내·외부서 검증받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노하우를 토대로 사업에 나서는 것은 무형 자산의 사업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LG전자는 제품 중심이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프트웨어·솔루션 등의 무형의 영역을 결합해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시키는 것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다수의 외부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2030 미래 비전'의 3대 성장 동력 가운데 하나인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고속 성장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규빈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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