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에 4조2000억 쓴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1 12:12

매입한 피해주택, LH 임대주택 자산으로…재정 소요 1000억원

'선구제 후회수'에 1조2000억원 재정 소요 추산

피해주택 매입 확대에는 공감대…정부·여당안, '근생빌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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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상정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에 4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매입한 피해주택이 LH 자산으로 잡히며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이기에, 실제 4조원대 재정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1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소위원회에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벌법 개정과 관련, 정부·여당안과 야당안 시행 시 각각 얼만큼의 재정이 소요되는지 추산해 보고했다.


이는 법안 심사를 위해 정확한 재정 추계가 필요하다는 국토위원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LH가 경매로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매입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매 차익(LH 감정가-낙찰가)을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 폐기된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을 다시 당론 발의했다. 정부 또는 공기업이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을 사들이고 보증금 일부를 먼저 돌려준 후, 주택 매각 등을 통해 추후 들인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정부·여당안을 시행할 경우 LH의 주택 매입 비용은 4조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자 3만6000명을 기준으로 한 수치이다. 현재 피해자 규모는 1만9621명이다.


정부·여당안에 따르면 LH는 경매 차익을 임대보증금으로 전환해 피해자가 해당 주택에 임대료 없이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피해자는 경매가 끝난 뒤 바로 퇴거하며 경매 차익을 받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




임대료 지원에 쓸 경매 차익이 부족하다면 이를 재정으로 지원한다. 임대료 지원에는 10년간 1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국토부는 야당안인 '선구제 후구상'을 실행하게 될 경우 보증금 반환채권 매입에 2조4000억원이 들어가게 되며, 회수율은 50%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채권 평가 등을 위한 비용으로 추가 1000억원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총 재정은 1조3000억원가량 들어간다는 추계다.


이렇게 따지면 여당안 대로 LH가 피해주택 매입에 들어가는 비용은 야당안의 피해자 채권 매입 비용보다 2조원가량 많다. 그러나 국토부는 매입 주택은 공기업인 LH의 임대주택 자산(매입임대주택)이 되기 때문에,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내년까지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13만가구로 대폭 확대한 상황에서 전세사기 피해주택까지 대거 매입하려면 매임임대주택 기금 예산 확대가 필요하며, 여기에 재정이 투입돼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별법 정부·여당안에는 기존 매입 불가 대상으로 정해졌던 불법 건축물과 신탁 전세사기 피해 주택까지 LH 매입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겼다.


특히 근린생활시설의 상가 부분을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해 임대한 '근생빌라'마저 사들여 용도 변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용도 변경을 하더라도 LH가 추가 주차공간 설치 의무를 지지 않도록 했다.


1∼2층이 근린생활시설이면 전체가 주거용인 건물보다 주차 공간을 적게 마련해도 되기에, 건물주들이 일단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만 해놓은 뒤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일조나 사선 제한으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베란다나 옥상을 불법 증축하거나 필로티 주차장 또는 1층 외부 공간을 확장해 주택을 만들어 임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부는 내부에 벽을 세우는 '방 쪼개기'로 임대 세대 수를 늘리기도 한다.


그간 이러한 불법 건축물에 사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보증금 회수를 위해 '셀프 낙찰'을 받는 경우에도 이행강제금을 내야 했다. 여기에 더해 새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 계속해서 전세사기 피해지원책의 사각지대에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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