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청문회, 금융정책 후순위로...野,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맹공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7.22 16:05

“삼부토건 주가, 우크라이나 재건포럼 참석 후 급등”
“카톡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 발언...배후 조사해야”

“윤정부 경제정책 실패...자영업자 고충”
김병환 “자영업자 지원 방안 강구할 것”

야당 공세에 금융시장 현안 질의 ‘뒷전’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책임론 등을 두고 야당이 공세를 퍼부었다. 김병환 후보자는 “후보자 입장에서 (주가조작 의혹을) 조사한다, 안한다라고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날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시장 현안에 대한 질의보다는 정치적 공방이 주를 이뤘다.




먼저 삼부토건 의혹의 포문을 연 것은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민 의원은 “삼부토건은 평소 거래량이 약 100만주였고, 주가도 1000원에 불과했다"며 “그러나 작년 5월 22일 삼부토건이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했다는 호재가 나오기 전부터 거래량, 주가가 급등했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민 의원은 “(2023년) 5월 14일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포함된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말이 나오고, 김건희 여사가 (이틀 뒤인) 16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다"며 “이 시기에 누가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매했는지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종필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야당은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 묻자 김 후보자가 “몰랐다"고 답한 점에 대해서도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삼부토건 주가가 작년 5월 1000원대에서 같은 해 7월 (장중) 5000원대로 5배 급등했는데, 공시를 보면 이 회사는 아직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게 없다"고 했다. 삼부토건 주가 급등의 배후를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삼부토건 주가 급등이 주가조작 패턴과 일치한다며 “(금융위가 금융감독원에) 조사 명령하겠다고 말해달라. (윤석열) 대통령 눈치보는거냐"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병환 후보자는 “좀 더 확인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후보자 입장에서 조사한다, 안 한다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시스템상으로 문제가 있다면 적발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김 후보자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추궁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의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은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외식물가 상승률은 가처분소득 상승률보다 증가율이 가파르다"며 “윤석열 정부가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것이 경제정책때문인데,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 경제금융정책에 참여한) 김 후보자에 책임있는 거 아닌가. 국민들에게 사과할 의향 있나"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고금리, 고물가 등 유례없는 상황으로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려운 여건에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최선의 방법을 찾았는데, 그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금융위원회의 역할로 △ 금융시장 안정 △ 금융시장 발전 △ 실물경제 지원 △ 금융소비자 보호를 제시하며 “이 중 금융시장 안정은 금융위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국민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도록 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이 유지되려면 신뢰가 근간이 돼야 하고, 신뢰있는 금융시스템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내수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 질의에 “금융위원장 취임 후 상황을 점검해 자영업자,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4월 퇴임한 이관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하나금융지주 사회가치위원회 위원으로 취업한 사실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전 실장은 행정고시 27회로, 김병환 후보자(제37회)보다 선배이기 때문에 김 후보자가 하나금융지주를 통제, 지휘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이 전 실장이) 지주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건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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