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후보자 “하반기 제4인뱅 인가 시작”
인뱅 4곳 컨소시엄, 은행 참여 등으로 기대감 커져
카카오 리스크 카뱅, 당분간 신사업 확대 제동
틈새 노린 토스뱅크·케이뱅크, 맹추격 예상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제4인터넷은행 인가 절차가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대주주 리스크에 신사업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새로운 인터넷은행 등장 예고와 함께 토스뱅크,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 추격에 속도를 내며 인터넷은행 지형이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금융위원장 후보자 “제4인뱅 인가 시작" 언급…인가 속도 붙나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은행에 대한 인가 절차가 하반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지난 2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신규 인터넷은행 인가와 관련한 질의를 받자 “인터넷은행 인가나 심사 기준을 검토해 하반기에는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4인터넷은행 출범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발표한 방안이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인가 방침을 발표한 후 신청이 이뤄졌으나, 이를 상시 신청 방식으로 바꿔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 쉽도록 했다. 현재 유뱅크, 더존뱅크, KCD뱅크, 소소뱅크 컨소시엄 등 4곳에서 제4인터넷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인데, 금융당국이 인가 기준을 놓고 고민이 길어지면서 초반에 달궈졌던 분위기는 한풀 꺾인 상태다.
하반기 인가 시작을 언급한 만큼 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취임한다면 제4인터넷은행 인가 절차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제4인터넷은행 성공의 관건으로 꼽혔던 자본력은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에서 참여 의사를 보이면서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관심은 제4인터넷은행이 표방하는 '중소상공인 특화 은행'으로 쏠린다.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조차도 완벽히 포용하지 못했던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이 되겠다는 것인데, 수익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있어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인지를 금융당국이 어떻게 판단할 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에 원하는 것이 포용금융이라 중소상공인 특화 은행이란 컨셉은 마음에 들어할 것으로 보이는데, 소상공인 특화 은행이 리스크가 크고 국내에서 선례가 없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와 수익성을 어떻게 이어갈 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주 리스크 커진 카뱅...'틈 노린' 토스뱅크·케이뱅크 추격
이 가운데 인터넷은행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대주주 리스크의 충격을 받은 사이, 토스뱅크와 케이뱅크가 맹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종 혐의로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가 커졌다.
인터넷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통해 신사업 인가가 결정된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부터 카카오 리스크가 부각되며 마이데이터와 신용카드 사업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당장은 카카오뱅크가 은행 사업과 제휴 확대를 통해 덩치를 키울 수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재판 결과가 최소 2~3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 꽤 오랜 기간 굵직한 신사업 확대에 발목이 잡혀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스뱅크는 올해 흑자 전환을 목표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고, 케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한 후 2년 만에 분기 흑자에 성공했고, 3년 만에 연간 흑자를 바라보고 있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의 경쟁도 치열해진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정체된 모습을 보인다면 두 은행이 그 틈을 파고들 여지는 충분히 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111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케이뱅크는 507억원, 토스뱅크는 14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단 제4인터넷은행 출범까지는 2~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카카오뱅크도 당장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4인터넷은행이 출범하려면 예비인가, 본인가를 다 받아야 해 시간이 꽤 걸린다"며 “카카오뱅크도 카카오 리스크로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장 인터넷은행의 판도가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