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에 호재?…中 안방보험 파산이 동양·ABL생명 인수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6 16:56

다자보험, 中 안방보험 파산절차 돌입
업계 “지분관계 단절…표면적 영향 없어”

다자보험, 유력한 원매자 우리금융에 호의적일 것
중국보험자기금, 연말까지 자산정리…인수측엔 호재

동양생명.

▲동양생명.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 파산절차에 돌입하자 매각 과정에 들어간 동양·ABL생명의 몸값 변화에도 관심이 모인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과 지분 등 관계가 없지만 안방보험을 청산 중인 모회사 다자보험이 동양생명 매각에도 호의적인 상황인만큼 빠른 매각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국 안방보험이 파산절차에 들어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은 안방보험과 안방손해보험의 파산 절차 진행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안방보험의 파산을 진행 중인 다자보험은 동양생명의 매각을 추진 중인 모회사이기도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안방보험의 청산 절차에 있어 동양생명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



지난 3월 말 기준 동양생명 지분은 다자생명보험이 42%, 안방그룹이 33% 보유 중이다. 안방그룹이 다자생명보험의 100% 자회사임을 감안하면 다자생명보험이 동양생명 지분의 약 75%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6년 안방보험에 인수됐다가 2017년 안방보험 자산이 중국 다자보험으로 이관돼 다자보험 계열사로 편입됐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을 1조1319억원에 인수했으며 2016년 ABL생명(前 알리안츠생명)을 35억원에 인수했다.




다자생명보험은 다자보험그룹의 자회사로, 다자보험그룹은 우리나라의 예금보험공사격인 중국보험보장기금이 약 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중국 감독당국은 안방보험의 구조조정을 위해 다자보험그룹을 세우고 주요 우량자산을 다자보험그룹 산하로 이관했다. 안방보험의 구조조정 등 일련의 자산 이전 과정에서 현재 파산을 진행 중인 안방보험과 동양생명의 지분 관계는 단절된 상태다.


동양생명이 안방보험의 파산이 자사 경영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밝힌 바와 같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파산이 기업가치에 있어 영향을 받을 우려는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양생명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안방보험의 파산절차는 정해진 수순에 따라 청산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며 “당사의 2대 주주인 안방그룹 홀딩스 역시 다자보험의 100% 자회사이며 파산절차를 진행 중인 안방보험과 별개의 회사다. 기존과 같이 독립경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동양생명의 신용 변동성 등에 대해 “현재 동양생명 지분의 약 33%를 보유한 안방그룹은 안방보험과는 완전히 별개의 회사로서, 이에 안방보험의 파산절차 진행이 동양생명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자보험이 이미 안방보험의 청산에 나선데다 산하 자산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동양생명의 매각이 탄력을 받는 등 간접적 영향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자보험이 동양생명의 매각을 연말안으로 원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다자보험의 최대주주인 중국보험보장기금은 올해 말까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매각한 뒤 내년 다자보험그룹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다자보험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동양과 ABL 인수 의지가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자보험으로선 동양생명의 인수를 검토 중인 우리금융이 자본여력 등 인수 가능성이 충분한 금융지주사인점과 대주주적격 요건 문제가 없는점 등 보험사 인수 적임자로 환영할만한 원매자일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ABL생명 지분의 경우 다자보험이 계열사를 통해 100% 소유하고 있다. 다자보험의 입장에선 동양생명보다 매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우리금융이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만큼 매각 협상에 수월하게 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이를 감안한 듯 매각측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몸값 끌어올리기에도 최근 시동을 걸었다. 동양생명은 최근 10년 만에 브랜드광고 진행과 신상품 출시에 나서면서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ABL생명은 건강보험 신상품을 통해 가입률을 끌어올리고 있어 매각을 염두에 둔 행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인수자인 우리금융 측엔 호재로 해석된다는 평가도 따른다. 앞서 우리금융은 보험업 인수에 있어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과 유상증자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있다. 매각 측이 파산사태로 인해 몸값에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면 우리금융이 매각가 협상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단 관측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의 실사를 진행하는 기간은 이날까지다. 현재 다자보험 측은 동양·ABL생명의 매각가로 2조5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현지서 연내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인데다 안방보험 파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남은 자산도 이른 시일에 계열사를 정리해야하는 상황적 요건이 우리금융에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합리적인 가격을 외치는 우리금융에겐 인수금액 협약 과정이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쓸 수 있는 여력은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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