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상반기 매출 ‘극과 극’....해외 실적이 갈랐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7 14:57

상반기 대형건설사 매출액, 작년 동기 대비 8.2% ↑

해외건설 집중 업체 실적 상승 쾌재…국내건설 집중 업체는 하락

전문가 “해외수주 금액 커 기간 내 성공한 업체 매출에 직접적 영향"

.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체코의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건설업계에 위기가 계속된 가운데, 대형 건설업체 간 매출 실적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일부 대형사들은 매출이 큰 폭 증가해 희색인 반면 다른 업체들은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우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매출 실적이 이같은 희비를 가른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대형 상장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삼성엔지니어링) 7곳의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총 50조4173억원(잠정)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3조8367억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96조8560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초부터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으로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긴축 경영에 들어간 것을 감안하면 의외의 '선전'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중 눈에 띄는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해외 매출 때문이었다. 국내 건설업체 중 시공능력 2위권인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의 경우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매출을 세웠다. 상반기 17조1670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 최초로 반기 매출 17조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13조1940억원) 대비 30% 이상 성장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나눠 봐도 각각 8조6600억원, 8조1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국내 주택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을 비롯해 국내 샤힌 에틸렌시설 공사 등 해외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 매출 덕에 이같은 호성적을 거뒀다. 실제 현대건설의 해외 매출 비중은 42.7%로 37.7%였던 전년 동기 대비 5%포인트(p) 상승했다.



시평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마찬가지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지난 상반기 10조49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물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9조3510억원)와 비교해 12.3% 늘어났는데, 전체 매출의 46.7%를 차지한 해외매출(4조9070억원)이 성장세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국내 주택 사업 비중이 크고 해외 수주를 따내지 못한 주요 건설사들은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출액 3위인 GS건설은 올 상반기 6조3681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7조77억원) 대비 9.1% 감소했다. GS건설의 매출 하락에는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 여파와 플랜트·인프라 부문의 매출 하락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의 플랜트(1141억원)와 인프라(5221억원) 부문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비중이 0.5%p, 0.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이 감소해 4위 자리에 위치했다. 상반기 5조3088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8795억원) 대비 9.7% 줄었다. 상위 7개 건설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고금리 및 원가율 상승, 사업현장 감소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여타 건설사들과 다르게 해외 수주 물량이 거의 없는 점도 컸다. 대우건설 상반기 수주 규모는 연간 목표치의 38% 수준이었으며, 해외 수주의 경우 3.4%를 달성하는데 그쳤다. 대우건설 매출액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주택·건축(3조4754억원·65.5%) 부문이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국내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해외사업이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해외사업은 건별로 계약금액이 커서 실적에 크게 반영이 되는데, 올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기업들의 경우 이 기간 내 해외수주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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