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온다고 했지?”…짐 싸 떠난 ‘월가 비관론자’ 재조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07 11:23

‘월가 간달프’로 통한 JP모건 마르코 콜라노비치

S&P500 상승에도 나홀로 약세론 유지

퇴사 후 S&P500 5% 하락…“폭락의 전조” 관측도

JPMORGAN-AI/

▲JP 모건 로고(사진=로이터/연합)

미국 뉴욕증시 강세장에도 약세론을 고수했다가 결국 퇴사한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가 재조명받고 있다. 그동안 예고해왔던 증시 폭락이 마침내 현실화되자 '그가 옳았다'는 평가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쫓겨났던 마지막 약세론자인 콜라노비치가 옳은 것 처럼 보인다'는 제목으로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미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에서 글로벌 리서치 부문을 책임지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시장 수석 전략가 겸 글로벌 리서치 공동 수석은 월가에서 대표적인 증시 비관론자로 꼽혀온 인물이다.



콜라노비치는 지난해 11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2024년 말 목표 주가를 4,200으로 제시한 뒤 이 전망을 유지해왔다.


콜라노비치는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언론 매체들로부터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팬데믹 공포로 시장이 무너지던 시기 증시 반등을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S&P 500 지수가 연중 19% 빠졌던 2022년엔 강세론을 유지했고 24% 뛴 작년엔 약세론을 유지해 명성에 흠이 갔다.


이런 와중에 S&P 500 지수는 지난달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당시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이미 목표 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한 상태다. 월가의 또 다른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 투자책임자(CIO)도 내년 2분기 S&P 500 지수 목표치를 5,400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약세론을 일부 철회했다.




반면 JP모건만 유일하게 연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5,200 밑으로 예측한 것으로 나타자나 콜라노비치는 결국 지난달 3일 퇴사했다.


이런 가운데 S&P 500 지수는 지난달 17일부터 하락 전환하더니 지난 5일엔 무려 3% 급락하면서 2022년 9월 13일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이날 1.04% 회복했지만 콜라노비치가 퇴사한 시점부턴 5% 가량 하락한 상태다.


이에 월가는 물론 SNS상에서도 그가 옳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브 마짜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고점과 바닥은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지만 증시가 고점을 찍었던 시점에 콜라노비치가 퇴사했다"고 말했다.


또 SNS 엑스(X·옛 트위터)에선 “시장이 고점을 찍은 날 마르코가 해고됐다. 어메이징"이라는 글에 개인들은 물론 전문 투자자들도 댓글을 달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일각에선 유명한 약세론자의 퇴사는 주식 폭락의 전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실제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0년대 후반 당시 메릴린치(현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찰스 클라프가 유일하게 비관론을 유지하다가 1999년에 퇴사했는데 다음 해인 2000년 닷컴버블이 붕괴됐다.


이와 관련, 인터랙티브 브로커즈의 스티브 소스닉 최고 전략가는 “시장은 상승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유명한 약세론자를 퇴출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마르코일지 당분간은 알 수 없겠지만 그의 퇴사 타이밍은 상서롭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