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고부가 첨단소재 앞세워 지속가능성 높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0 15:52

매출 성장 기대·가동률 향상…포트폴리오 조정 위한 투자 박차
중국발 공급과잉 속 범용제품 수익성 하락…미국 ECC 경쟁력↑

LG화학

▲LG화학 여수 CNT공장

석유화학업계가 주요 수출국 자급률 상승 및 공급과잉에 따른 어려움에 직면하며 '고부가 첨단소재' 카드로 정면돌파를 모색할 전망이다. 최근 이어진 중국 신·증설에 이어 미국의 아시아 공략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범용 제품 보다는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불가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에탄크래커(NCC) 설비들은 9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에탄값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원가 부담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해상운임이 급등했음에도 아시아향 폴리에틸렌(PE) 수출량이 전년 대비 6% 가량 불어나는 등 아시아 지역에 포진한 납사크래커(NCC)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범용제품 공급과잉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소재에 주력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가속화하고 있다.


설비 가동률도 첨단소재가 기초소재 보다 양호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경우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사업부문 가동률이 2022년 81.4%에서 지난해 75.9%로 하락했다가 올 상반기 81.7%로 반등했다. 같은 기간 첨단소재는 58.7%에서 69.1%로 상승했다.




롯데케미칼도 PC 가동률이 93.2%에서 99.7%로 높아지는 동안 폴리에스터(PET)는 92.4%에서 51.3%로 낮아졌다.


최근 기초소재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점도 이같은 행보에 힘을 싣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범용제품 비중 축소를 천명했고, 한화솔루션은 2분기 연속 첨단소재 부문만 흑자를 냈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첨단소재 생산력 확대를 위해 2687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탄소나노튜브(CNT)의 경우 생산력을 내년까지 6100t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미국 테네시주에 북미 최대 규모(연산 6만t)의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공장도 착공했다. 테네시 양극재 공장 투자금은 4조2000억원에 달한다.


내년 7월까지 청주공장에 1246억원을 들여 역삼투막 멤브레인(RO) 공장도 증설한다. 글로벌 수처리 시장 확대에 맞춰 5년 안에 현재 2000억원 상당인 관련 사업을 2배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도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총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들여 연산 50만t급 컴파운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생산력을 70만t로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기능성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삼박엘에프티는 고부가합성수지(ABS)·폴리카보네이트(PC)·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등을 앞세워 자동차와 가전을 비롯한 분야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패널용 필름 등으로 쓰이는 에틸렌초산비닐(EVA)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으로, 항공용 소재개발을 위한 연구장비도 갖추고 있다. 초고압케이블 절연소재와 해저케이블용 소재 등을 필두로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도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도 CNT 활용도 향상에 나섰다. 고무 합성소재로 사용할 뿐 아니라 전기차배터리 소재용 제품을 양산하겠다는 것이다. CNT는 인장강도가 철의 100배에 육박하지만, 무게는 절반 이하다. 배터리에서는 양극 도전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SK지오센트릭·LG화학을 비롯한 기업들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경쟁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POE는 EVA 보다 발전효율과 수분차단 등에서 강점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석유화학 수급이 좋지 않은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며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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