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X액트] 두산 구조개편, 액트가 ‘두산 사태’로 명명한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7 15:34

두산그룹 구조개편안, 이상목 액트 대표 “두산 사태”

액트 측 “두산 사태는 안 좋은건 모두 있는 종합병원”

두산그룹의 구조개편안이 금감원, 국민연금 등 전방위적인 반대에 부딪혔다. 소액주주도 마찬가지다. 소액주주의 대표 격인 '액트'는 두산의 구조개편안을 '두산 사태'로 명명했다. 액트는 구조개편안의 4가지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 결과 국제적인 망신과 주가가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액트

▲ci

26일 이상목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 '액트' 대표는 “두산 사태로 명명한 이유는 두산그룹이 분할합병, 포괄적 교환 관련 공시 내용이 상법과 자본시장법을 극단적으로 악용한 사례이기 때문"이라면서 “만약 구조개편안이 통과된다면 우리 사회에 굉장히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대주주만 원하는 의사결정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고, 그렇다면 소액주주는 설 자리가 없게된다"면서 “아직 통과되진 않았지만 계획을 밝힌 것 자체가 '사태'"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1일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인적분할하고, 두산밥캣 지분을 들고 있는 분할신설법인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후 두산밥캣지분을 포괄적 주식교환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관련해 그는 “놀랍게도 이번 두산 사태는 안좋은 것은 모두 갖고 있는 종합병원"라고 평가했다.




◇두산 구조개판안의 4가지 문제점

액트

▲.

액트는 두산그룹의 구조개편안에 4가지 문제점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포괄적 주식교환의 도입 취지와 다르게 활용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지주사로의 전환을 지원해 기업집단의 구조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2001년 도입됐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취지와 다르게 자회사의 손자회사 완전지배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 대표는 “포괄적 주식교환은 계열사 간 회사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데 쓰라고 있는 수단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두산밥캣

▲두산밥캣 스키드-스티어 로더

다음은 가치평가 방식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을 설립해 기준시가 기준 평가 대신 본질가치 평가로 합병 비율을 산정했다. 그 결과, 기준시가 평가 기준 2조3000억원인 두산밥캣의 지분 가치는 1조6000억원으로 낮아졌다.


그는 “우리나라 법에서는 합병 시 가치산정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두산은 이용했다"면서 “그 결과 당사자인 밥캣 주주는 물론이고 모회사인 에너빌리티 주주에게도 심각한 재산권 침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조개편안에서 소액주주 설득 과정이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충분히 확보한 다음 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액트 측은 “커넥트웨이브의 경우 공개매수를 충분히 해 8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도 주식의 포괄적 교환 때문에 소액주주로부터 소송전이 벌어지는 중"이라면서 “두산은 겨우 46%밖에 없는 상태에서 공개매수 없이 본 분할합병 계획을 발표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불투명한 과정도 꼬집었다. 그리고 셀트리온 사례를 언급했다. 셀트리온은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여론을 수렴하기도 했다. 그리고 반대가 심하자 지난 14일 합병 계획을 철회했다. 그는 “(두산의 경우) 주주들에게 사전 설명이 아예 전무했다"고 말했다.


◇국제적 망신과 주가 하락

두산밥캣의 외국인 기관투자가 션 브라운 테톤캐피탈 이사는 이번 개편안을 '날강도 짓'이라고 평가하며 “공시를 보고 너무 격분하고 실망해서 홧김에 지분을 대부분 장내에 매도했다"고 전한 바 있다.


액트는 “이제는 '두산'만 붙어있으면 모두가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본 분할합병의 수혜자라 불리는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마저 하락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두산그룹 주주라면 지배주주에 의해 언젠가는 희생당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더 심각한 문제인데, 오히려 두산은 추후 상속이 용이해졌다며 박수를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비꼬기도 했다.



박기범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