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카드사 CEO 임기 만료…하반기 레이스 성적표에 긴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4.08.28 08:52

문동권 사장, 꾸준한 수익성 상승으로 실적 방어 성공
글로벌·디지털 전환 박차 가한 신한카드, ‘1위’ 지키나

이호성 대표, 지주 카드사 중 가장 급격한 성장세 이뤄
박완식 대표 실력 입증해야…카드사들 연체율은 과제

(왼쪽부터)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왼쪽부터)문동권 신한카드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카드업계가 올해 말 CEO들의 임기만료를 앞둔 가운데 연임 가능성을 놓고 시선이 모인다. 업황악화 속 실적 방어와 함께 하반기 중 나타내는 각종 성적이 향후 운명을 가를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등' 팻말 지켜낼까…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연말 연임 기로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신한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금융그룹 계열 카드사 사장들이 임기 만료를 맞이한다.


2023년 신한카드 수장자리에 앉게된 문동권 사장은 2007년 통합 신한카드 출범 이후 내부 출신으로선 처음으로 사장에 선임됐다.



문 사장은 취임 첫 해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지켜낸 데 더해 업황 악화 속에서도 꾸준히 실적방어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620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가운데 전년 대비 3.2% 줄었음에도 전업카드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24억원(19.7%) 증가했다.


특히 그룹에서 지원사격한 '쏠 트래블' 카드가 5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기며 여행카드 업계 점유율 1위인 하나카드를 빠르게 추격했단 평가다.




문 사장은 올해 정기 조직개편에서 글로벌사업 경쟁력 강화와 전사 기여도 확대에 목표를 두고 글로벌사업조직을 CEO 직할로 재편했다. 해외법인 실적을 가까이서 직접 챙기면서 지난해 크게 줄어든 해외법인 실적을 올해 실적 반등의 재료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사업은 지난해 12월 설립한 카자흐스탄 합작투자사(JV)의 성공적 안착과 인도네시아 법인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초 문 사장이 모든 사업영역에서 인공지능(AI) 확대를 도입하면서 이를 통한 효율성과 수익성 극대화에 공을 들인 만큼 얼마나 효과를 냈을지도 관건이다. 실제로 상반기 순익을 견인한 영역은 데이터판매와 플랫폼 영역 수익으로, 신용판매나 금융사업부문보다 수익성이 높았다. 이에 디지털 강자 이미지를 공고히 하는 데 무형의 성과를 기록했단 평가도 따른다.




다만 굳건한 업계 1위 지위를 위해 삼성카드와의 확연한 차이를 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결기준 순이익 기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격차는 지난 2021년 1577억원대에서 점차 줄어들다가 지난해 112억 원으로 줄었다.



매서운 성장세 보인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건전성은 모두의 과제

하나카드는 올해 중소형 카드사들 중 크게 약진한 카드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호성 사장은 올해 비용절감에 중점을 둔 업계 전략에서 나아가 전방위적으로 공격적 영업 전략을 취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726억원) 대비 60.7% 증가한 116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49억원에서 1594억원으로 68.0% 늘었다.


분기별 실적으로 보면 상승세는 더 강력하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4.9% 증가했고 2분기엔 20.4% 증가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간실적이 고꾸라졌지만 빠른 수익성 회복을 통해 순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트래블로그의 서비스, 마케팅, 라인업 확대와 보급력을 강화한 프리미엄카드 전략이 회원수 확대를 가져오고 수익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래블로그는 지난 6월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했고, 1분기 하나카드의 외환거래 이익은 256억원으로 국내 8개 전업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자수익은 줄었지만 수수료수익은 크게 늘어 상반기 순수수료수익이 전년동기(881억원)와 비교해 86.6% 증가했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크지 않은 업계 환경상 연회비 수익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하반기 뚜렷한 성과를 제시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지난 2022년까지 우리카드 순이익이 더 높았지만 하나카드의 약진으로 지난해부터 실적 측면에서 추월당했다. 지난해 7월 독자가맹점 운영을 개시한 우리카드는 당초 계획한 가맹점 200만개 달성과 시스템 구축 등 당장의 실적 방어와 공격적 영업에 있어 불리한 위치였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상승에 그쳤다.


한편 연말까지 건전성 관리는 모든 CEO들의 과제로 꼽힌다. 하나카드의 경우 건전성 제고를 위한 연체율 개선이 특히나 중요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83%로 전 분기 대비 0.11%p 감소했지만 타 카드사(△우리카드 1.73% △신한카드 1.44% △KB국민카드 1.29% △삼성카드 0.99%)와 비교하면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말 기준 연체율은 1.73%였다. 이는 전분기 대비 0.27%p 상승한 수치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0.58%p 크게 늘었다. 특히 타 금융지주계 카드사들이 연체율을 낮추고 있는 것과 상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사 사장은 통상 기본 2년의 임기 이후 성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1년의 임기를 부여받는다. 이에 올해 하반기까지 나타날 성과를 통해 확연한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박경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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