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니엘 건설부동산부 기자
최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값이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넷째 주(26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26% 오르며 23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7월 초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수도권 집값 상승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보다 강력한 대출규제인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그 계획을 이달로 미루면서 국민들에게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다는 오해의 빌미를 제공했다.
대출규제에는 주택시세 대비 대출한도를 정하는 LTV(담보대출 인정비율)와 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로 대출을 규제하는 DTI(총부채상환비율) 등이 있다. DSR은 대출을 실행하는 주택의 원리금(원금+이자)과 나머지 대출의 이자만으로 계산하는 DTI에 비해 더욱 강화된 규제로, 모든 대출을 원리금으로 계산을 하기 때문에 DTI 대비 대출한도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이러한 DSR을 한 번 더 압박하는 것이 스트레스 DSR이다.
가계부채 증가 및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면 2단계 스트레스 DSR 보다 더한 규제도 타당하다. 하지만 어차피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상황에 이러한 규제를 2개월 가량 미룬 점은 국민들의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이달부터 줄어드는 대출한도를 의식한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수도권 아파트시장을 자극해 집값 상승에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 정책은 절대 시장 수요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강한 신호로 분위기를 뒤집고 싶다면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빠르고 강한 정책을 내야한다.
현재 시장에는 확실한 공급책과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강경한 대책이 필요하다.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책이 오히려 구매욕구를 자극해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지, 전고점에 도달한 집값이 단기급등에 부담을 느껴 한풀 꺾일지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또 다시 모호한 정책 스탠스를 취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부터 시장에선 “정부가 집 값을 잡을 생각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이게 결국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의 배경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 확정된 공급 대책을 조기에 확정, 실행해 공급 측면에서의 불안 요인을 확실히 잠재워야 한다. 또 하반기 예상되는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도 명확한 신호를 보내 빚을 내 주택을 구매하는 '영끌족'을 최소화해야 한다.